미사일방어(MD)체제 추진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간의 협상이 7일 워싱턴에서 개막되는 군사 전문가 회의를 기점으로 본격화한다.미러는 이어 13, 14일 모스크바에서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MD와 탄도탄미사일 (ABM) 협정 개정문제를 조율할 예정이어서 양측이 지금까지의 ‘탐색전’을 끝내고 사실상의 담판을 시작하게된다.
러시아측은 특히 4일 발표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공동선언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근거 없는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해놓고 있어 북러정상회담의 결과가 이번 협상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워싱턴 포스트 등은 “푸틴 대통령은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미국측이 MD체제를 추진하면서 내세운 주요전제를 깎아내리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콘돌리사 라이스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모스크바 방문당시 합의된 이번 전문가 협상에 임하는 미국과 러시아의 입장은 근본적인 시각차가 있다.
러시아측은 일단 MD의최대 걸림돌인 ABM협정 개정 문제에 양국의 전략핵 탄두 수를 각각 1,500기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연계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측은 핵탄두를 일방적으로 감축하겠다는 입장이며, 라이스 보좌관의 모스크바 방문 당시에도 러시아 측의 제안에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러시아측이라이스 방문 당시 ABM협정 개정 협상에 북한을 비롯한 ‘깡패국가’는 물론 핵 에너지 국가들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도 전략 핵 공동 감축을위한 압력 수단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냉전종식의 새로운 국제관계에 맞춰 ABM 협정 뿐만 아니라 양국이 냉전시절 맺은 여러 군비통제 조약들의 처리를 의제로 내걸어, 새로운 국제 안보의전략 틀을 짜기 위해 보다 폭 넓게 대화한다는 입장이다.
라이스 보좌관은 지난 주 워싱턴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ABM 협정을 대체할 새로운 틀은과거의 무기통제 협정 내용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훨씬 더 느슨한 구조가 되길 바라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부시정부가 러시아와 공동으로 ABM 조약에서 탈퇴하는 방안, 이 조약을 MD를 허용하는 정치선언으로 대체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으며, 러시아측이응하지 않을 경우 국제적 비난을 무릅쓰고 일방적으로 ABM 조약을 탈퇴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표면적인입장차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시작됐다는 사실 자체가 ABM 개정을 전제로 한 것이며 다만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기에 앞서 서로 최대한의 이득을 얻기위한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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