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양국 정상회담에 대해 세계 언론은 북한이 경제적 실리를, 러시아는 외교적 이득을 얻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김 위원장의 비밀스러운 방문방식이 ‘스탈린시대’를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미국의 뉴욕타임스는 5일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수혜자는 러시아”라며 “푸틴대통령은 김위원장의 비밀스럽고 이상한 방문을 통해 북한과 외부세계의 중재자 역할을 함으로써 외교적 위상을 높였고 대미, 대한국 관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칩’을 얻어냈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도이날 해설기사를 통해 “북한은 개발중인 미사일이 위협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미국의 미사일방어(MD)계획을 저지하려는 러시아에게 대미협상의 카드를 마련해 주었다”고 분석했다.
또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이번 회담결과가 양국간에 핵에너지를 포함한 경제적 협력으로 나타날 것이며 이는 북한 개방화의 속도를 빠르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김 위원장이‘붉은 광장’의 레닌 묘에 헌화했다든가, 김 위원장에 대한 과도한 경호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던 것은 역사의 시계바늘을 10년 전으로 되돌린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프랑스의 르몽드는 엄중한경호 속에 방탄장치가 된 특수열차를 타고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에 도착한 모습이 마치 스탈린이 등장하는 옛날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고 평했고 벨기에의 르수아르도 “그의 러시아 방문형식은 개인 우상숭배가 지배하고 있는 북한의 특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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