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공동선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북러 공동선언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주한미군 철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 연결사업 조항을 특징으로 보았다.북한의 미국에 대한 메시지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송영대(宋榮大) 전 통일원차관
공동선언은 북한의 종전입장을 재확인한 수준이다. TSR과 TKR 연결을 합의하고 주한미군 철수 조항이 공동선언에 포함된 것이특징이다.
주한미군 철수가 비록 합의문구는 아니더라도 양자 선언에 포함된 것은 예사롭지 않다. 미국의 대화제의에 대해 북한이 경직된 태도를 보이고있는 시기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미군 주둔을 양해했다는 말에 무게를 둘 수 없도록 한다.
▼박건영(朴健榮) 가톨릭대 국제대학원장
공동선언의 상당부분이 미국을 향한 북한의 목소리다. 미사일 발사유예 약속 준수에 대한 북한의 언급 등은 대미 협상을 염두에둔 것이다.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과 관련한 내용은 미사일 방어(MD) 계획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없는 원론적 수준이다. 러시아측 입장때문인 듯하다.
북한은 6ㆍ15 정상회담과 조명록 차수의 방미 성과를 바탕으로 대미관계를 풀어갈 생각이 확실한 듯하다. 북러간에 군사협력이 이뤄지더라도 북미관계를 냉각시키는 첨단무기 거래 수준으로 상승할 것 같지는 않다.
▼이종석(李鍾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은 미사일개발 계획, 주한미군 철수를 대미 협상 지렛대로 언급했다.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주한미군철수 문제를 걸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 이는 미국이 적대 정책을 포기할 경우 바꿀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러시아는 북한의 이 같은 입장에 동조가 아닌 ‘이해’를 표시했다. TSR 연결사업 주체로 ‘조선반도 북남’을 명기하고 합의 수준 강도가 매우 높다.
이 조항은 남북대화 재개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러시아측의 경제난으로 경제협력사업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은 듯 하다.
▼여인곤(余仁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한반도문제 발언권 확대, 남북한과의 균형외교를 목표로 한 러시아측 입장에서 보면 공동선언의 내용은 예상된 수준이다.
러시아측은 대한반도 발언권을 강화하고 경제적 실리를 얻기 위해 남북한과 러시아를 묶는 TSR 연결사업을 강도 높게 주문한 듯 하다. 러시아는 한반도 통일 후 한반도에서의 미군 주둔을 바라지 않지만, 현재 주한 미군을 철수하는데는 소극적이다.
이번에 북한이 얻은 현찰은 일부 러시아 무기 구매와 구소련이 건설한 평양화력발전소 등 북한 기업체 복구지원 정도로 보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