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대선에서 압승, 개혁과 개방을 위한 2기 임기의 닻을 올릴 예정이었던 모하마드 하타미(58) 이란 대통령이 보수세력에 발목이 잡혀 취임식은 물론새 내각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는 4일 의회가 공석중인 혁명수호위원회(사법부) 위원 3명중 2명에대한 임명동의를 거부함에 따라 하타미 대통령의 취임식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의취임식이 외부의 ‘명령’으로 연기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로 이는 이란에서 치열한 권력투쟁이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란헌법상 대통령 취임선서는 혁명수호위원회 12명 위원 전원이 출석한 가운데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공석인 위원이 새로 선임될 때까지 하타미는 대통령취임선서를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개혁파를 중심으로 한 새 내각을 출범시켜 본격적인 개혁 드라이브를 걸려던 하타미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번사태는 하타미를 지지하는 개혁파가 장악한 의회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혁명수호위원회가 추천한 신임위원 임명동의를 두 차례 부결함으로써 촉발됐다.
법안에 대한 최종 의결권을 행사하는 혁명수호위원회 12명 가운데 6명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임명하고 나머지 6명은 사법부의 추천과 의회의 동의를거쳐 임명된다.
사법부의 수장인 아야톨라 마무드 하셰미 샤루디는 3명의 신임위원 임명을 위해 복수로 6명의 후보명단을 4일 의회에 제출했으나 이가운데 1명만 동의를 얻고 5명에 대해서는 부결됐다.
사법부는 이날 오후 새로 제출한 후보명단을 의회가 만장일치로 다시 부결시키자 하메네이의 취임식을연기시켜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의회가사법부 추천 후보들에 대한 임명동의를 거부한 것은 1979년 혁명 이후 처음이다. 개혁파들은 취임식 연기가 하타미의 개혁을 저지하고 보수진영의영향력을 탈환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보수파는 지난달 초 하타미 정부의 석유부 관리들이 외국기업들과 거래하면서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며 사법당국에 조사를 촉구하면서 목을 조이고 있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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