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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매매 현장…"20만원 주면" 거리낌없이 전화 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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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매매 현장…"20만원 주면" 거리낌없이 전화 흥정

입력
2001.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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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전화방.한 낮 인데도 어두컴컴한 공간 속에 끊임없이 전화벨이 울려대고 있었다.

1시간 동안 연결된 전화가 7통화, 그 중 3통이 19세 미만의 여학생 전화였다.

여고 2학년이라고 밝힌 한 여학생은 다짜고짜 “1시간에 15만원인데 만날 생각이 있느냐”며“20만원을 주면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며 낯뜨거운 말을 거리낌 없이 했다.

방학후 극성..."경찰 함정단속 두렵지않아요"

“왕십리 모텔에 방을 잡은 뒤 전화를 하라”며 휴대폰 번호를 불러준 여학생은 “밤에는 단란(단란주점)에 나가야 돼 시간이 없으니 낮에 전화하라”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같은 날 오후 10시 왕십리 모 호텔 앞. 짙은 화장을 한 어린 소녀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벤치에 앉아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던 한 소녀는 “306호실요?”라고 묻더니 다시 전화를 걸어 “예, 맞네요. 5분 안에 갈께요”라며 총총이 여관골목 안으로 사라졌다.

대학가와 유흥가 주변에서 어느덧 익숙해진 이 같은 풍경은 여름방학이 되면서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밤 거리에서 마주친 한 여학생은 “방학이 되면서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청소년 성매매에 나서는 여학생의 수가 훨씬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 조치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고교생 정모(17)양은“경찰이 고작 할 수 있는 단속이라고는 전화방을 통한 함정 단속 밖에 없다”며 “친구들 가운데 단속이 무서워 꺼려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의심이 생기면 터무니 없이 높은 값을 불러 그래도 만나겠다고 하면 경찰일 확률이 높다’‘나이를 22세라고 말할 때 만날 의욕을 상실하는 듯이 보이면 역시 경찰일 가능성이 많다’‘몇사람이나 만나봤느냐는 등의 질문을 반복해도 경찰인지를 의심해 봐야 한다’는 등의 경찰 감별법이 친구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다고도 했다.

함께 있던 정양의 친구는 “요즘에는 일정하게 남자 손님을 만날 수 있고, 삼촌(이들을 실어 나르는 운전수)들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 출장마사지를 통해 용돈을 버는 친구들이 더 많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7일 오후 11시 모 지하철 역 주변의 여관골목. 명함 크기의 출장마사지 전단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골목에 여러 대의 승용차가 뻔질나게 여자들을 내려놓고 곧바로 빠져나온다.

그 중에는 한 눈에 보기에도 어린 소녀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여관 골목 입구의 한 포장마차 주인은 “경찰이 밤에 서너 차례씩 순찰만 돌아도 저렇게 내놓고는 못할 것”이라고 혀를 찼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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