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상대에겐 절대 약점을 보여주지 말라.” 단기전의 마술사로 불리는 김응용 삼성 감독은 사석에서“한국시리즈 승률 100%가 어떻게 가능했느냐”는 질문을 받고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정규리그에서 예비 한국시리즈 상대에게 밀리면 투지와 근성이 큰 변수가 되는 단기전에서는무기력해질 수 밖에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김응용 감독을 영입,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장담하는 삼성은 올 시즌 이 부분이무척 골칫거리다. 3일 현재 2위 현대(56승3무32패)에 1게임 앞서 불안하게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58승32패)은 상대전적에서 6승9패로밀려 있다.
시즌 초반 팽팽하게 맞서왔던 양팀은 지난달 대구 3연전(6~8일)을 현대가 싹쓸이하는 통에 균형이 깨졌다. 기가 꺾인 삼성은 27일동안 선두자리를 현대에게 빼앗겼다. 재계라이벌, 우승후보 0순위 삼성과 현대가 4일부터 이틀 동안 수원벌에서 충돌,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삼성은 1, 2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은 갈베스, 임창용을 아꼈다 모두현대전에 집중 투입한다. 갈베스는 현대전 2경기에 나와 2승무패, 방어율 2.25로 천적으로 자리잡았다. ‘완투, 완봉의 사나이’로 불리는 그가 로테이션 한 번을 거른 이유는 당연히 현대전을 겨냥한 포석이다.
또 현대도 삼성전 방어율 7.56으로 부진한 테일러 대신 좌완 마일영 카드를 빼들었다. 마일영도 삼성전 2경기에 나서2승무패, 방어율 1.23으로 팀 내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투수 로테이션에 관한 한 정석을 고집하는 현대 김시진 투수코치는 “1차전 결과에 따라 에이스 임선동이 2차전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선동은 1일 한화전서 2이닝 밖에 던지지 않아 언제든 투입이 가능하다.
김수경, 위재영 등이 1군에서 이탈, 투수력에 여유가 없는 현대는 타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상대 팀타율 2할7푼8리로 삼성(0.277)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홈런대결에서 25 대 9로 크게 앞서 있다. 박경완(4개),심정수ㆍ박종호(3개) 등이 삼성 저격수로 나선다. 삼성은 홈런 5개를 쏘아올린 이승엽을 믿고 있다.
삼성이 과연 현대징크스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되찾을 지, 현대가 삼성전을 다시한번 도약대로 삼을지 관심이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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