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종식 직전인 1980년대 미 공군 전략폭격기로 개발된 B-1 폭격기(일명 랜서)가 ‘애물단지’로전락하고 있다.그 동안 결함이 계속 지적돼온 이 폭격기는 조지 W 부시 정부 출범 이후 대폭 감축 방안이 추진됐지만공군과 의회일각에서 반대 의견이 일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공장과 기지가 있는 주 정부와 주민들도 감축 반대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일 미 국방부가 B-1 폭격기를 퇴역시키려 하고 있으나 반대여론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85년 취항한 B-1 폭격기는 대량 생산 체제가 갖추어지기도 전인 88년 소련 방공망에 취약하다는지적을 받았고, 91년에는 제설장비 조차 갖추지 않아 눈 속 비행이 어렵다는 보고가 나왔다.
특히 걸프전에는 엔진 결함으로 출격조차 못한 적도있으며 99년 코소보 폭격 당시에도 노후 폭격기인 B-52와 다른 기종이 적의 방어망을 제압할 때까지 출격을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은 최근 하원에서 “B-1폭격기는 20년이 지난 노후 기종으로 레이더 추적을 피하는 스텔스 기능도 없는데다 냉전시대의 전쟁을 위해 설계됐다”며‘무용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내년도 국방 예산안 수정과정에서는93대의 B-1 폭격기 편대의 3분의 1을 감축하는 방안까지 공공연하게 거론됐었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방안은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의회, 공군 등의 폭 넓은 반발에부딪쳐 10월 의회의 예산 수정안 심사에서는 감축 반대안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관측했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은 “당장핵무기 공격을 위한 B-1 폭격기의 공백을 메울 대안이 없다”며 육군 사단과 항모 전단 감축 때까지 퇴역을 유보시키라고 주문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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