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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前부총리답지 않은 言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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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前부총리답지 않은 言說

입력
2001.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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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나라당의 뉴스 메이커는 단연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이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스타 중의 스타”(2일 주요당직자 회의)라고 그를 추켜 세웠다.전국 순회 시국강연회에서 한 그의 ‘말 말 말 ’은 정치권 험구 리스트의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DJ의 경제정책은 정육점 주인이 심장수술을 한 격이다” “대통령의 몇몇 가신은 목포 앞바다에 빠질 각오를 해야 한다”는게 그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김 의장은 “더운 날 사람들 모아놓은 장소에서 그 정도의 유머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반(半) 우스개’로 받아들여 달라는 얘기다.

자신이 촉발시킨 사회주의정책 논쟁에 대해서도 나름의 설명 논리를 갖고 있다. “세 김씨 이야기나 지역대결 따위에 매달릴 게 아니라 진정한 색깔논쟁과 정책논쟁을 통해 표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해명들을 꼬아서 듣지 않는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우선, 한 국가의 경제부총리와 포항제철 회장 등을 지낸 김 의장의 중후한 경력에 비추어 언설(言說)이 진중하지 못 하다.

그는 1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회주의적인 집단이 전교조”라고 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치자 이튿날 “표현이 지극히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더워서 오버했다”는 특유의 너스레도 곁들였다. 매일 얼굴을 맞대는 핵심 당직자들도 김 의장을 물가 어린애 보듯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가 주도하고 있는 사회주의정책 논쟁의 생산성도 논란거리다. 현 시점에선 그 자체가 논쟁 지향적으로 받아들여 질 뿐이다.

그가 말하는 사회주의는 다분히 좌익 혹은 빨갱이 이미지를 환유하기 위한 의도된 단어로 들리는 까닭이다.

숨겨진 의도가 없는 ‘진정한 색깔논쟁’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김 의장은 좀 더 신중해야 할 듯 하다.

홍희곤 정치부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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