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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공지영 '수도원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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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공지영 '수도원 기행'

입력
2001.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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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시국토론에열을 올렸던 친구들은 지금 대기업에서, 증권사에서 일한다. 작가 지망생이었던 그 친구들은 “마누라몰래 다른 여자와 잔 이야기를 하고 아파트 값을 이야기하고 주식 때문에 손해 본 이야기를 한다.”그들의 삶이 배신이라고 무조건 몰아붙일 수는 없었지만 작가 공지영(38)씨는막막했다. 1980년대의 저항을 추억하던 후일담의 시절은 빨리 지나갔고, 그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때 공씨는수도원 여행을 떠났다.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김영사발행)은 2000년 11월21일부터 한 달 동안 유럽 곳곳의 수도원을 방문한 여행기록이다.

그는 중고등학교 때 열심히 고민하면서 신을 믿었고,“아는 게 많아진” 20대에 들어선 뒤 미련없이 신을 버렸으며, 불혹(不惑)이 가까워진 나이에 신의 사랑과 진리를 새롭게 깨닫는다.

공씨가유럽의 수도원에서 만난 수녀와 신부들은 “좋아 죽겠다는” 얼굴로 웃고 있었다. 그들은 세상의 재미난 것을 대문 바깥에 놓아두고,기도와 노동과 신에 대한 사랑만 갖고 수도원 안으로 들어갔다.

버리고 자유로워진 사람들과 마주하면서 공씨는 마음의 상처를 가렸던 가면을 하나 하나벗겨낸다. 그는 알게 됐다.

내가 스스로 행복해지기 전에는 누구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없다는 것을. 이것이 가슴을 울리는 깨달음이 되기까지는오랜 시간이 걸린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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