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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뷰 / 국민·주택 합병은행장 후보 김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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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뷰 / 국민·주택 합병은행장 후보 김정태

입력
2001.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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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金正泰) 국민ㆍ주택 합병은행장 후보의 요즘은 하루 하루가 긴박한 순간의 연속이다.지난달 26일 합병은행장 후보로 선출된 이후 더욱 그렇다. 우선 동요하는 양 은행 조직을 안정시키고 확고한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아울러 자산 180조원의 국내 최대은행을 세계수준의 초우량 은행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준비하는 일도 당면 과제다.

국내 금융개혁의 완성은 합병은행의 성공여부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대 합병은행을 이끌어나갈 비전과 전략을 김행장에게 들어본다.

/편집자주

_최근 합병추진위원회에서 국민은행 실무진이 철수하고, 노조는 대의원 대회를 갖고 쟁의를 결의하는 등 국민은행측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두 은행간 성공적 통합을 위한 복안은.

“감정이 진정되면임원부터 부장, 지역 본부장, 직원 등을 만나 나의 진심과 비전을 전하고 싶다. 노조와 직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 능력에 따른 공평한 인사만 이뤄진다면 합병의 후유증과 반발은 사라지리라 본다.

두 은행의 비율대로 사람을 쓰는 식의 인사는 하지 않겠다. 성과를 중시하고 능력 위주로 공정하게 배치하면 조직 감정은 쉽게 불식될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컨설팅 업체를 통해 주요 간부들의 능력 및 역할을 분석해볼 계획이다.합병은행 초기에는 무엇보다도 ‘선장’과 가치를 공유하는 ‘항해사’와 ‘기관사’가 필요하다.

내년 3월 인사에서 주요 간부에 대한 평가는 합병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가, 얼마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가, 변화에 대한 의지가 어느 정도인가가 기준이 될 것이다. 출신은 불문이다.”

_고소득 우량고객을 겨냥한 개인금융(PB)서비스 시장을 적극 공략할 뜻을 밝혔다. 구체적 전략은?

“서민을 배제하고 고소득 고객만 상대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주택 모기지론(Mortgage Loan) 등을 감안할 때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국내 소매금융 확대 여지는아직 매우 크다고 본다.

국민ㆍ주택은행의 대다수 기존 고객들을 위해 인터넷, ATM, 모바일뱅킹 등의 서비스 체제를 다양하고 편리하게 구축하겠다.

다만 투자여력이 있는 고객을 중점 유치하기 위해 전문적인 재정 컨설턴트 성격의 ‘맞춤형’ PB서비스가 꼭 필요할 것으로 본다. 은행, 증권, 보험,자산관리, 부동산, 법률ㆍ세무 등에 걸쳐 선진 수준의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별도 조직을 운영하겠다.

합병은행의 창구 한 켠에 담당부서를 설치하는 식이 아닌,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이미지를 갖춘 별도 조직을 구상하고 있다. 필요하면 외부에서 최고의 전문 인력을 수혈할 계획도 갖고있다.”

_대기업 여신을 축소하겠다고했는데, 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전략은?

“수익 기여도 측면에서 볼 때 대기업들의 비중은 계속 축소되고 있다. 대기업 여신을 줄이겠다는 배경도 여기 있다.

대기업은 신용도를 쌓아서 직접 금융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영업을 축소할 생각은 없다.”

_합병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결국 인력감축으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국민ㆍ주택은행의 합병은 ‘1+1=1’이 되자는 합병이 아니고 ‘1+1=3’이 되기 위한 합병이다.

최고의 신용도, 최고의 수익모델을 갖춤으로써 합병은행은 다른 은행들이 미처 시도하기 어려운 새 영업전략을 실행할 수 있고, 거기에 추가로 사람이 필요할 것이다.

은행산업 전체로 볼 때, 인력감축은 새로운경쟁에서 도태하는 쪽에서 발생하지 않겠는가.”

_금리와 수수료 수익에 대한 입장은?

“오늘 1년 만기금융채 조달금리가 5.3%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기예금 수신금리가 5.6%라는 것은 부대비용 등을 감안할 때 분명한 시장왜곡이라고 본다. 은행여수신 금리는 앞으로도 추가 인하될 여지가 크다고 본다.

예대마진 확대나 수수료 현실화는 은행이 망해서 결국 혈세부담으로 이어지는 공적자금을 쏟아붓는 것 보다는 건전하게 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에서 출발한다.

다만, 예대마진에 대한 저항감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수수료 수익이 확대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존 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올리기 보다는 앞으로 합병은행이 보험, 투신 등 비은행 상품을 전국 1,100여개 지점을 통해 위탁판매 한다든지 할 때 위탁수수료 같은 것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_합병은행장과 이사회의장의 역할에 대한 입장은?

“의장은 ‘구단주’,행장은 ‘감독’이라는 표현을 했다. ‘구단주’는 마땅히 감독을 바꿀 권한이 있다. ‘감독’은 선수를 기용하고 운용할 책임을 진다. 김상훈(金商勳)행장의 조언을 경청하겠다.”

_대표적인 금융 전문경영인으로서 최고경영자(CEO)가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글쎄, 덕목이라는 표현에 맞을 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요즘 같은 변화의 시기에 CEO의 최고 목표는 회사를 ‘생존’ 시키는 것에 있다고 본다.

생존이란 안정적이고 평탄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에는 그런 상태가 없다.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으면 쓰러지는 길 뿐이다. /대담 배정근 경제부장

합병은행은 개인금융을 중심으로 다양한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종합금융기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비전을 설명하는 김정태 통합은행장 후보 /오대근기자

정리=장인철기자

icjang@hk.co.kr

■스톡옵션 주면 받아" 시종일관 명쾌

김 행장과의 인터뷰는 2일 오전 10시부터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아침일찍 친척 상가의 발인식에 들렀다 오는 길이라 서둘렀다고 했지만, 은행 수신금리 인하에 관한 조간신문의 반응을 이미 섭렵한 것 같았다.

그는 이날계획된 20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은행채 금리 현황을 실무부서에 체크한 뒤, “보세요. 벌써 금리가 5.3%로 낮아졌잖아요. 강세입니다. 여수신 금리 더 낮아져야 해요”라고 말했다. “정부쪽과 무슨 교감이 있는 거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아뇨, 난 금융인으로서 시장과 교감할 뿐입니다”라고말했다. 특유의 신속, 명쾌한 스타일이 번뜩였다.

합병은행의 인사 원칙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 의외로 분명하고 단호했다. 내년3월 임원 인사에 관한 입장을 밝히는 대목에서는 결연한 의지 같은 것도 엿보였다.

확고한 리더십이 돋보이는 김정태(金正泰)식 경영방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휴가 계획을 물었다.없단다. 그는 “국내에 와있는 외국 컨설팅 전문가들은 주당 80시간 일합니다. 난 쉬기가 좀 어려운 거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사람들이욕심을 내는 경우가 있다”며 “합병은행장으로서 임무가 끝나면 그 때가서 아주 쉴 생각”이라고 밝혔다. 월급은 받을 거냐고 묻자 그는 “월급도 받고, 준다면 스톡옵션도 받겠다”고 말했다.

주식 보유현황에 대해서는 “소속 회사 주식 외에는 갖고 않는다”며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택은행주 30여만주,최근 새로 산 국민ㆍ주택은행주 각각 2만주, 1만주가 전부”라고 답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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