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다음에 꼭 다시 올 겁니다.” 일본인 스타니 다쿠미치(29ㆍ사진)씨는 1일 오후 6시께 인천구장에 폭우가 쏟아지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폭우로 경기가 연기됐기 때문이었다. 기아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종범의 국내 복귀전을 보기 위해 스타니씨는 여름휴가를 얻어 아내와 함께 지난달 27일 한국을 찾았다.
“이종범 야구에는 카리스마가 넘쳐 난다. 그라운드에 투지를 불사르는 스타일이 맘에 든다.” 그가 이종범을 좋아하는 이유다.
특히 “이종범은 외야보다 내야에 더 잘 어울리는 선수”라며“한국에 돌아와 천만다행”이라고 말할 땐 영락없는 국내 열성팬의 모습이다.
이종범이 일본진출 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묻자 대뜸 “실패가 아니다”고 말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니치 감독, 코치와 사이가 좋지 않아 불이익을 받았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한국야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95년 한일슈퍼게임 2차전을 요코하마에서 본 뒤부터. 특히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을 마다 않는 이종범에게 빠져 들었다.
인터넷사이트에서 한국야구를 소개하고 있는 친구 모토키에게서 정보를 얻다가 한국야구에 대한 갈증을 더 풀고 싶어 2년 전부터 한국어를 공부했다.
지금은 라디오나 한국신문,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야구소식을 챙기는 게 일과가 됐다. 2일 오전 11시 나리타행 비행기로 돌아갈 예정인 그는 “장마가 아직 끝나지 않았냐”를 몇 차례 되묻더니 발걸음을 돌렸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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