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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 맞벌이 갈등 '해법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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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 맞벌이 갈등 '해법찾기'

입력
2001.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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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그 여자네 집'- 가정우선 남편, 일 우선 아내한물간 듯하면서도 끝을 보지 못하는 남녀평등에 관한 설전이 한창이다. MBC주말드라마 ‘그 여자네 집’(극본 김정수ㆍ연출 박종)의 태주(차인표)와 영욱(김남주)부부의 갈등이 그 발단이다.

표면적 원인은 우습게도 ‘밥’이다. 요즘 태주가 보는 영욱은 남편에게 밥 한끼 해줄 시간 없는 ‘일 벌레’이고, 영욱이 보는 태주는 밥에 목매다시피 하는 ‘식충이’다.

“밥, 밥. 그만 좀 해. 그 소리 지겨워.” 영욱은 식당에서 밥과 국을 사들고 와 먹으라고 내미는 태주에게 짜증을 부린다.

태주는 ‘밥’ 가지고 아내에게 투정부리는 자신이 치졸해보이지만 거기에는 뭔가 미진한 다른 것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밥은 소품에불과하다. 태주와 영욱의 갈등은 보다 원초적이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이 문제다. 태주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가정이지만, 영욱은가정보다 일이 우선이다.

애당초 태주는 가정과 일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기에 직장에서 일하는 모습의 태주는 결혼 전 말고는 등장한 적이 없다.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기도 하지만 작가 김정수의 선입견이기도 하다.

어쨌든 맞벌이부부의 남편으로서 태주는 훌륭한 편이다. 그 정도면 자상하고 이해심도많다. 휴일에도 일하는 아내의 사무실로 간식을 사가고, 시집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아내를 위해 사무실 근처로 집을 옮길 생각을 하는 것은 보통 남자들로는어려운 일이다.

이처럼 자상한 남편이 아내로부터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하다니.

영욱과 태주의 갈등을 맞벌이 부부의 사회적 현실과 비추어 그려내려다 보니 시집과친정의 역할이 과장되고 있다.

드라마에서나 현실에서나 딸 가진 부모와 아들 가진 부모 마음의 본질은 같다. 시부모의 간섭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지나치고, 친정 부모들은 사위에게 미안한 마음이 지나치다.

‘그 여자네 집’에서 그리는 맞벌이부부와그 주변인물들은 요즘 현실에 비추어보면 상당히 그럴듯하다. 그래서일까.

태주와 영욱의 고민을 ‘나의것’인 양 동일시하는 것 같다. 인터넷 게시판의 논쟁도 맞벌이 부부의 가사분담에서 결혼 자체에대한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작가와 시청자의 의견이 부합할지 상충할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그 여자네 집’이‘결혼’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려 고민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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