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에서 이화여대는 86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100명을 선발한 1학기 수시모집에서 합격자의 28%가 면접으로 당락이 바뀌었으며, 수험생간의 표준 편차도 1.69로 일반 구술면접 때(0.87)보다 두 배나 높아졌다.이화여대는 2학기 심층면접에서도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난이도가 다른 여러 개의 면접 문항을 제시함으로써 수험생들의 학업 능력을 심층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조지형(趙志衡) 입학처 부처장은 “외운 지식을 확실한 정답인 양 줄줄 답하는 것보다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면접관이 교수라는 부담을 버리고 문제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이해 시키듯 차근차근 설명하고 설득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화여대 교수들에게 출제방향과 조언을 들어봤다.
■인문사회계열: 사회과학대학 심리학 전공 양 윤(梁 潤) 교수 사회계열의 심층면접은 수험생이 평상시 사회 현상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관찰했는지에 초점을 둬 평가한다.
이를 근거로 사회현상에 대한 통합적이면서도 논리적인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최근에 교통법규 위반을 일반 시민이 사진 촬영하여 보상금을 받게 하는 제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시오’라는 문제를 낼 수 있다.
수험생은 이 제도가 생기게 된 배경뿐만 아니라 장점과 단점 그리고 찬반론을 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현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여러 매체를 통해 알게 된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통합해 자기 나름대로의 논리를 만드는 훈련이 필요하다.
■자연계열: 자연과학대학 수학전공 이준엽(李俊燁) 교수 자연계열 면접 평가에서는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자신이 가진 과학적 지식과 논리적ㆍ수리적으로 연관시킬 수 있는가’, ‘자신의 견해를 설득하는 능력을 지녔는가’에 주안점을 둬 평가한다.
1학기의 경우 컴퓨터 바이러스의 특징을 설명한 지문을 제시한 후, 첫번째 질문에서는 과학적 지식을 컴퓨터 바이러스와 연관시켜 설명하도록 하고, 두 번째 질문에서는 컴퓨터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계산하도록 하고, 세 번째 질문에서는 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한 안보 위협에 대한 대처 방법을 설명하도록 했다.
평가의 주안점은 풍부한 과학적 지식보다는, 하나의 구체적인 사실을 포착해 제시된 현상과 논리적으로 연관시키는 능력을 지녔는지 여부다.
수리적인 문제에서도 구체적인 숫자나 계산 결과보다도, 문제에 내포된 수리적 특성을 이해한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주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식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예비과학자로서의 자세를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서울대 자연대
서울대 자연대학에 지원할 수험생은 과학영역의 4개 교과목 모두에 신경을 써야한다. 대학측이 예년과 달리 수험생의 선택과목을 고려하면서도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4개 과목 모두에 대해 질문을 던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자연대는 면접형식과 관련, 수험생 1인에 대해 4개 영역별 전공교수를 각각 1명이상씩 포함한 4,5명이 역할을 분담하는 패널면접 방식을 취하기로 했다. 영역별로 5~10분 정도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며 전체적으로는20~30분이 소요될 예정이다.
분야는 기초소양평가와 전공적성평가. 기초소양평가의 경우 서울대 전체적으로 출제된문제은행에서 수험생이 무작위로 뽑은 문제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 이어진다.
하지만 비중은 예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전공적성평가의 경우 4개 영역별로교수들이 출제한 20여 개의 문항 가운데 수험생이 무작위로 선택한 문제에 대해 해당 전공교수들이 질문하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공통과학의 범위를벗어나지 않겠지만 선택과목 영역은 심화학습 내용을, 나머지 영역에서는 응용력을 요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예를 들어 선택과목으로 생물을 정한 수험생의 경우 3개 영역은 공통과학의 범위내에서 질문을 받지만 생물영역은 생물Ⅱ 범위까지 질문이 주어진다. 심층면접 범위에 수학을 포함시킬 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한 자연대 교수는 “교과서에 나온 실험의 목적과 과정, 결과, 변수 등을 포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특히자연과학의 법칙과 원리를 실생활에 응용해 설명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는 이 달 안에 모집단위별로 확정된 심층면접의형식과 범위 등을 수험생에게 알릴 예정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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