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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www.세상읽기] (123)노암 촘스키와 ‘지식인’ 논쟁

입력
2001.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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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이라는 단어가 자주 회자되는 요즘 우리 신문들이 갑자기 주목하는 외국학자 중 대표적 지식인으로 미 MIT대의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72세)가있다.그가 18년 전인 83년에 쓰고 99년 개정판을 냈던 책 ‘숙명의 트라이앵글’이 지난 주 번역되어나오자마자 신문들은 “중동(中東)분쟁의 왜곡된 역사를 파헤친 책”이라며 앞 다투어 크게 소개했다.

이상한 일이지 않은가.우리 언론들이 언어학을 느닷없이 중시할 이유 없고 중동분쟁 원인을 궁금해 하는 사람이 문득 생겼을 리 없다.

중동분쟁에는 당사자들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갈등 외에 미국의 정치적 이해까지 합하여 삼각의 갈등이 맞물려 있다는 촘스키의 그 책 이야기는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다.

물론 그는 우리 언론들도일정부분 관심을 둘 만한 인물이다. 물리학의 아인슈타인처럼 그는 현대언어학에 혁명을 일으킨 학자이다. 올해 초 그의 특집기사를 실었던 영국의 가디언(www.guardianunlimited.co.uk/Archive/Article/0,4273,4120040,00.html)에따르면 그는 세계의 인문학자들이 세익스피어, 성경과 더불어 가장 자주 인용하는 10대출처 중 하나이고 게다가 유일하게 살아있는 인물이다.

그는1955년 약관 27세로, 당시 인문ㆍ사회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졌던 행동주의이론, 그러니까 인간의 언어습득이나 교육은 비둘기 훈련처럼 상과 벌을줌으로써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이론을 반박하는 언어생득주의 이론의 기틀을 ‘통사구조’라는 제목의, 이제는 고전이 된 책을 집필함으로써 마련했다.언어학뿐 아니라 심리학, 교육학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이다.

현재 우리 언론이그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다분히 아전인수격이다. 정부비판만을 비판적 지식인의 바람직한 행동으로 여기는 일부 사조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우리언론에 66년 뉴욕타임스에 ‘지식인의 책무’라는 글을 실어 “지식인은 도덕적인 이타주의를 실천하여야 한다”는 신념을 밝혔고 30여 권의 미국정치 비판서를 통해 미국정치를 비판해온 인물로 부각되어 있다.

그러나 그는 비판적지식인이기는 하지만 과도한 힘이나 권력에 대한 비판자이다. 인터넷에는 그에 대한 사이트가 수 만 개가 넘는데 자료를 잘 저장한 진보적 월간지Z의 사이트(www.zmag.org/chomsky)와 MIT의 전자책(http://mitpress.mit.edu/e-books/chomsky)은그가 과도한 힘에서 야기되는 폭력과 사실 왜곡을 극도로 혐오하며 과도한 힘을 가진 기관으로 정부 다음에 언론을 꼽는다는 점을 잘 알려준다.

그의언론매체에 대한 공격은 날카롭다. “의견을 선택해 싣고 조작하니, 선전을 하는 것이다, 언론인은 엘리트가 아니다” 등등. ‘도덕주의자’ 촘스키는미 언론이 즐겨 찾지만 두려워하는 인물 중 하나이건만 우리 언론은 정부 비판자의 역할만 보고 있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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