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탈북해 제3국을 전전하다 남한에 귀순, ‘한국판 빠삐용’으로 불리는 김형덕(金亨德ㆍ27)씨가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민주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실 6급 비서로 채용됐다. 탈북자가 국회의원의 정식비서가 것은 처음이다.지난 3월 국회 인턴비서로 뽑혀 김 의원 사무실에서 탈북자 관련 정책보고서(2권)발간을 도왔던 김씨는 1일부터 김 의원의 의정활동을 정식으로 보좌하게 된다.
북한에서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93년7월 북한에서 청년돌격대 소대장으로 활동하다 일부 소대원의 절도죄를 뒤집어 쓰고 노동교양소에 투옥된 뒤 탈출에 성공, 같은해 12월 중국으로 건너갔다. 그러나 곧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곤욕을 치렀다.
그는 여기서 풀려난 후 베트남을 거쳐 홍콩으로 넘어가 난민수용소에 수용돼 있다가 94년9월 남한으로 들어왔다.
김씨는 이후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96년1월 다시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경찰에 붙잡혀 구속되는 등 귀순 초기 남한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97년3월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하면서 생활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8월 중순 대학 졸업을 앞둔 김씨는 “효과적인 통일운동을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수집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회에 들어왔다”며 “우선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인간으로서 기본적 존중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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