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이29일 옛 잉카제국의 수도였던 페루 남부 쿠스코의 마추픽추 성전에서 ‘잉카의 황제’로 등극했다.잉카의선조들에게 페루 최초의 원주민출신 대통령의 탄생을 알리기 위해 전통의식으로 거행된 이날 행사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28일 취임식을 마친 톨레도 대통령은 수도 리마에서 헬기편으로 쿠스코에 도착, 악사들이 바다고둥으로 만든 악기를 연주하는 가운데 사제들의 호위를받으며 마추픽추 정상에 올랐다.
3명의 사제가 지구의 신 ‘파차마마’와 안데스의 신 ‘아푸스’에게 바치기 위해 코카잎과 옥수수, 각종 야생화를엮어 만든 제물을 준비해둔 가운데 ‘차카나’로 불리는 잉카의 황금 목걸이를 두른 톨레도가 등장하자 사제들은 옥수수로 빚은 술을 입에 넣어 하늘을향해 뿜은 뒤 화환 제물을 불태웠다.
나사리오투르포(63) 사제는 “톨레도에게 잉카황제의 권한과 메시지를 전달하고 페루 국민의 염원을 그의 입 속에 넣어 백성을 잘 영도할 수 있도록 선조들이보살펴 달라”고 선포했다. 제사가 끝나자 500여 년전 잉카 황제들의 권한을 상징하는 ‘쿤카쿠추나’(황금도끼)라는 지팡이가 톨레도에게 전달됐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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