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20i 승용차 2,695원, 삼성노트북 센스760 453원….'후발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베팅’ 매매 방식으로 인터넷 쇼핑몰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고가의 상품을 사려는 네티즌들의 숫자로 상품가격을 나눠 부담토록 한 뒤 추첨을 통해 네티즌 1명에게 상품을 주거나 특정 경제지수를알아 맞추면 베팅을 끝내는 등의 방법으로 네티즌들의 사행심을 자극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레이독(www.radog.com)의 베팅몰에는 현재 1,000만~2,000만원대의 BMW 자동차 1종과 오토바이3종이 베팅 매물로 올라와 있다. 확률은 1,000분의 1~2만분의 1이며 베팅 가격은 999원~2만6,950원이다.
대박을 꿈꾸는 네티즌들이몰려들어 매물의 실제 가격만큼 액수가 쌓이면 추첨을 통해 1명에게 물건이 돌아간다.
이 사이트에는 이외에도 골프채, 캠코더, 런닝머신, 모발이식시술권 등이 ‘행운아’를 기다리고 있다.
전문 베팅몰인 세븐몰(www.sevenmall.co.kr)은 네티즌들이 ‘욕심껏’ 돈을 걸 수 있는 예측식.
지난해 10월 오픈한 이래(회원 4만명) 하루에 10개 내외의 매물이 주인을 맞고 있다. 회원들이 매물에 대해 100분의 1, 1,000분의 1 등으로 확률을 정하면 베팅가격이 자동 결정되고 다음날 종합주가지수, 코스닥지수, KOSPI200 지수의 소수점 이하 두자리의 단순배열 조합인 여섯 숫자중 일부를 맞추면 베팅에 성공하게 되는 식이다.
업체들은 당첨자가 결정되면 상품가격의 5~10%를 수수료로 챙기는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물건을 직접 구입하지 않고제조업체와 계약을 맺은 뒤 당첨자가 결정된 상품을 배달만 해주면 되기 때문에 영세 쇼핑몰업체로선 눈독을 들일 만하다.
세븐몰 관계자는 “기존쇼핑몰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얕은 상술이라도 써야 한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의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회사원 최상경(30)씨는 “소액으로 고가의 물건을 가질 수 있다는 유혹은 도박처럼 중독성을 띄게 마련”이라고 꼬집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한 사람의 당첨자를 제외한 나머지 베팅족들이 돈을 잃는 방식이라면 명백한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라며 위법성 여부를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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