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최원식(52) 인하대교수가 평론집 ‘문학의 귀환’(창작과 비평사 발행)을 펴냈다. 4년만의 새 평론집은 1990년대 문학에 대한 단호한 비판으로 시작된다.“90년대 문학의 지리 멸렬함이 더욱 실감되곤 한다…시간의 채찍을 견뎌내면서 그 경계를 이월하여 한국문학의 전통에 명예롭게 참여할 작품들은 빈약했다.”
최교수는80년대 문학의 사회성의 과부하(過負荷)와 그 반동으로 나온 90년대의 탈사회성을 1920년대 문학의 격렬한 사회성과 30년대 모더니즘에 비춘다.
그는 세계와 전체를 지향하는 80년대 혁명문학이 개인의 통로를 생략했다고 반성하면서도, 90년대의 골방식 심리주의 또한 세계와의 소통회로가 봉쇄된 것이라고 비판한다.
더욱 나쁜 것은, 80년대의 극단적인 전체성에 대한 90년대의 반동의식이 철저하지 않아 1930년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짜 모더니즘’이 횡행했다는 것이다.
최교수는 근대 이후 지금까지 대립해온 두 개의 문학적 담론인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궁극적인 회통(會通)을 꿈꾼다.
그는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이 회통하는 곳은“최고의 작품이 생산되는 장소”라고 말하면서, 그 때야 비로소 ‘문학은 귀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막 90년대를 지난 우리 문학이 ‘회통’을 가능하게 하는 최고의 작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먼저 모더니즘인 양하는 허세와 겉멋부터 털어내야 할 것이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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