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시행 이후 값비싼 신약 처방이 늘면서 외국계 제약회사의 생산과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29일 한국제약협회가 발표한 ‘2000년 의약품 생산실적 현황’에 따르면 생산실적 상위 30위권에 들어있는의약품 중 외국계 회사의 제품은 1999년 5개에서 지난해 10개로 늘었다. 20위권은 4개에서 9개, 10위권은 3개에서 4개로 각각 늘었다.
특히 20위권에 든 11개의 전문의약품 가운데 8개가 외국계 기업 제품이었다.
국내에 진출한 26개 외국계 제약회사의 매출액도 이 기간 1조38억원에서 1조3,123억원으로 30% 가량증가했다. 반면 거래소와 코스닥에 등록된 국내 제약사의 매출액은 15% 증가에 그쳤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사들이 의약분업 이후 약 처방에 따른 마진이 사라지자 값 비싼 신약 처방을 늘린 데따른 현상”이라며 “신약의 상당수가 외국계 회사 제품이라 외국 회사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비싼 약이 좋은 약이라는 환자들의 잘못된인식도 고가의 신약 처방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의약분업을 전후해 고가약의 처방비율은 42%에서 62%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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