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 걸러 ‘가든’입니다. 너무도 흔해서 조만간 국어사전에 ‘가든=고기를 구워 파는 식당’이라고등재될 날이 올 지도 모르겠습니다.가든 뿐 아닙니다. 토종닭, 오리탕, 산채, 영양탕, 매운탕, 촌두부, 막국수등 여행지마다 우리의 대표적인(?) 외식메뉴를 내 건 식당이 즐비합니다.
지방 특유의 음식을 자랑하는 곳에 가면 식당의 간판은 더욱 현란합니다.적어도 한국에서 여행하면 밥은 굶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배를 곯습니다. ‘나 홀로 여행’일경우입니다. 어느 여행지나 혼자 여행하는 사람은 제대로 식사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한 냄비 그득하게 끓이는 음식을전문으로 하는 곳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매운탕 1인분 되나요?” 물어 보는 사람이 바보입니다.
그릇 단위의 음식을 파는 곳도 마찬가지입니다. 버스에서 쏟아지는 단체 관광객을모시기도 바쁜 마당에 달랑 한 명이 넓은 상을 차지하고 있다면.
주인의 눈총이 한꺼번에 쏟아져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릅니다.아예 처음부터 “한 사람 상은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는곳도 많습니다.
큰 소리로 항의하고 식당의 분위기를 휘어잡으면 ‘얻어’ 먹을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맛이 나겠습니까.
그래서 나 홀로 여행자는 그 지방에서 유명하다는 음식은 구경도 못하고 햄버거나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뭔가 잘못됐습니다.
비록 한 사람의 입일지라도 식당의 인상과 맛이 좋을 경우, 엄청난 홍보사절이 된다는 간단한 마케팅 전략을 모르는가 봅니다. 너무 상투적인 비교 같지만, 외국여행에서는 그런 경우를 당한 경험이 없습니다.
국내 관광의 활성화를 위해서 ‘내 나라 먼저 보기’라는거창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너무 사소한 투정일까요.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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