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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평화의 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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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평화의 바람' 분다

입력
2001.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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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의 장기화 조짐 속에 경영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노사가 ‘무분규’를선언하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노동계 한편에선 연대파업을 강화하는 등 강성기류가 흐르고 있지만 경영난이 심각한업체들을 중심으로 산업평화 분위기도 뚜렷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신동방 노조는 29일 “채권단과의 채무조정 등 주요 일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회사회생의 장애요인을 없애기 위해 아무 조건없이 임ㆍ단협전권을 사측에 백지위임키로 했다”며 내달 4일 결의대회에서 이를 공식화한다고 밝혔다.

신동방은 1999년 워크아웃 개시 이후 여러 차례 파업위기를 겪었던 업체여서 이번 노사평화 선언은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화중(金和中) 노조위원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직원들이 희생을 감수한 결과 경영상태가 급속도로 호전되고 있다”며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앞으로도 기꺼이 협조한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고 말했다.

법정관리 중인 보루네오가구노조도 24일 ‘항구적 무분규ㆍ무파업’을 선언했다. 최근 법원의 채무조정 인가를 받은 보루네오 노사는 경영정상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동반자적 입장에서무한협력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지난 해 84일간의 장기파업과 직장폐쇄 등으로 존폐 위기까지 맞았던 데이콤 노사도 한시적(1년반)이긴 하나 산업평화에 합의한 뒤 25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이를 확정했다.

노사는 2003년1월30일까지 ‘노사평화기간’으로 정해 평화의무를 위반하는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 한편 ▦상여금 300% 반납 ▦내년 임금동결▦복리후생 1년반 유보 등 ‘고통분담’도 약속했다.

워크아웃중인 대우전자노사는 6일 ‘워크아웃 조기졸업 및 노사 파트너쉽 결의대회’를 계기로 ‘13년 무분규 및 5년 무교섭 임금타결’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노사평화 분위기속에 대우전자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550억원)이 지난 해 연간실적(160억원)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냈으며, 지난 주 채권단 출자전환 결정과 입찰 의향서 발송이 완료되는 등 조기 정상화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고 있다.

이병균(李炳均)노조위원장은 “지금은 노사 구분없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라며 “향후 매각과정에서도 노조는 회사회생을 위해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건설 노조는단체 협약권을 회사에 위임하면서 정상화까지 쟁의 중단을 선언했으며, 연합철강도 무교섭 임금협상 타결을 결의했다. 동국제강 노조도 임금협상 권한을 회사에 위임, ‘임협 7년-단협 9년’무교섭 타결행진을 이어갔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사정상화에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경영자는 투명한 경영으로,근로자는 생산성 향상으로 공동운명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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