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중인 김정일(金正日)북한 국방위원장이 김일성(金日成) 전 주석의 항일 유적지 곳곳을찾아 나서는 등 ‘유훈 통치’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다.김 위원장은 27일 새벽 2시18분극동 하바로프스크역에 도착하기 전 이곳에서 북동쪽으로 68㎞ 떨어진 비야츠코예 마을을 방문, 김 전 주석이 2차 대전 당시 대대장을 지낸 소련적군 제 88특별 저격여단 소속 조선인 부대 주둔지 등을 둘러보았다.
러시아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부친과 관련된 유적지 등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으며 비야츠코예 마을을 방문한 것으로 안다”며 “그는 ‘저곳에서 김 전 주석이 하룻밤을 야영했다’라고 설명한 뒤 열차를 세웠을 수도 있다”고말했다.
전날 하산의 ‘김일성의 집’방문에이어 김 위원장이 비야츠코예를 찾은 것은 ‘유훈을 충직하게 실현해 나가겠다’는 결의를 보여주는 동시에 김 전 주석의 위업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일성 선집에 따르면 비야츠코예 마을은그가 국가 건설을 설계하고 당과 조직, 경제, 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던 각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다.
김 위원장도 ‘백두산의 항일유격대 밀영에서 태어났다’는 북한의 주장과 달리 출생지가 하바로프스크 또는 블라디보스토크 부근이라는 게 정설인데다, 아무르 강변인 이 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을가능성이 있다.
한편 특별 열차가 하바로프스크역에도착하기 전 러시아 치안당국은 역내 대부분의 전등을 끈 채 승객 등을 차단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이 역에서 20분 정도 머물며 ‘보급품’을실은 특별열차는 이틀동안 단 한번도 정차하지 않고 달려 29일 서부 시베리아의 옴스크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옴스크에서 이틀 동안 머물면서 탱크 제조사인 ‘트란스마쉬’사를 방문하고 ‘스베틀리’ 연병장에서 탱크의 기동훈련과 사격훈련을 참관할 예정이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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