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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러 목적 뭘까…'北·中·러 3각공조'로 對美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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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러 목적 뭘까…'北·中·러 3각공조'로 對美 대응

입력
2001.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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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겉으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해7월 방북에 대한 답방이지만, 무기지원과 경제협력 등을 도모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다.북한은 특히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중국을 포괄한 ‘북방 3각공조’를 복원, 미국의 대북 강경정책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계산이다.

■군사협력

4월로 예정됐던 김위원장의 방러가 미뤄진 가장 큰 이유는 군사협력 범위와 수준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다.

북측은 4월 이후 김일철(金鎰喆ㆍ차수) 인민무력부장 등 군부의 고위인사들을 잇따라 러시아에 보내 김 위원장의 방러 대가로 미그-29 전투기, T-29 전차 등에 대한 지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외화가 부족한 북한의 지불능력이 의심스럽고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남한에 대한 무기수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등의 이유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정부관계자는 “양국이 ‘군사장비분야 협력협정’ 등을 체결했으나 북측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때문에 김 위원장이 직접담판을 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측은 특히 공군력 강화를 S-300 요격미사일 도입을 추진하고 미그-29 등을 자국에서 조립 생산하는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경제협력

북한의 대러시아 부채 문제등도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큰 틀’에서 합의를 봐야 할 사안이다.

북한은 38억 루블에 달하는 부채 규모를 인정하고 있으나, 부채의 현재가치 및 상환방법 등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특히 부채 문제를 러시아측이 적극 추진중인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사업 등과 연계, 러시아측의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철도연계 사업은 북한이 통과세로 적지 않은 수입을 얻어 부채 상환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양측이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또 전력난 해소를 위해 옛소련이 건설한 자국내 화력발전소에 대한 보수 작업과 연해주 지역을 이용한 직접 송전을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3각 공조

김 위원장의 방러는 곧 북ㆍ중ㆍ러 북방 3각 공조의 재가동을 의미한다.

이 같은 공조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평양을 방문하면 사실상 구소련 붕괴 전의 상태로 복원된다.

김 위원장은 특히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에 대해 러시아와 공동 대응할 것을 천명, 외교적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의 핵심 현안인 서울 답방문제를 러시아측과 상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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