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컬러 필름을 확대해 놓은 듯한 작품이 있다. 푸른색 화면 위의 주인공은 입술만 붉은 색인 한 여인.인물 형태로만 보면 동양인인데 작품 제목은 ‘미스 아메리카’이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주인공은 여성이 아니라 여성 분장을 한 남성. 작가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지난 해 미국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를 졸업한 신예작가 고상우(23)씨는 모든 세상 풍경을 거꾸로 바라본다.
동양 남성은 서양 여성으로 바뀌었고, 피부색은 네거티브 필름을 통해 살색에서 푸른색으로 바뀌었다. 남자는 여자가 되고, 현실은 환상이 됐다.
8월 1~12일 인사미술공간(02-544-8481)에서 열리는 그의 국내 첫 개인전은 15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정체성 찾기에 힘들어 했던 작가의 ‘젊은 고뇌’가 느껴진다.
낯선 이국 땅에 정착한 이방인의 모습을 디지털 사진에 담았다. 전시작은 ‘미스 아메리카’ ‘스토커’ ‘디바’ 등 사진 16점과 ‘플라워 맨’ 등 비디오 작품 2점. 지난 해 한국문예진흥원이 주최한 전시공모전에서 전시기획안이 당선돼 열리게 된 전시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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