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국기업들의 대한(對韓) 직접투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금년 1~4월중 실적을 보면 전년 동기대비 46.7% 급감한 4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외국인투자중 미국의 비중은 1997년45.8%를 정점으로 하락, 올 들어선 8.6%로 줄어들었다.
비록 카리브해의 조세회피지역을 통한 미국의 우회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우려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한미양국은 여러 분야에서 많은 협력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분야에는 협력의 여지가 많다. 미국은 수준 높은정보통신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를 사업화 할 수 있는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 철강, 컴퓨터, 통신단말기, 반도체 등의 제조업분야에서도 그 협력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이들 분야는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어 미국기업의 글로벌 아웃소싱과 아시아의 생산거점 역할이 유망하다.
이밖에도 금융, 유통, 의료, 법률, 회계 등 서비스분야의 협력가능성도 매우밝다. 서비스분야는 한국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미국의 선진경영기법과 경영 노하우를 받아들여 국가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들어 미국의 대한직접투자가 급감하고 있는 원인은 과연 무엇인가. 우선 서비스부문의장벽이다. 은행업에 있어서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각종 규제가 잔존하고 있다.
불투명한 은행관련 규정도제약이 되고 있다. 회계 및 법률시장에도 한국자격의 취득의무화 등 엄격한 규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유통에선 지방자치단체의 매장건축허가가 이유없이 지연되고 있고 무자료거래 등 불투명한 관행이 미국자본의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건설, 광고, 엔지니어링 등의 서비스 분야에서도 미국자본이 국내에 진출하는 것을 가로막는 많은 장벽들이아직도 남아있다.
노사분규에 대한 불안감도 한국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또 높은 세금 및 각종 준조세부담도 한국의 매력을 감퇴 시키는 요인이다. OECD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각국은 자본이동 자유화에 대응하여 조세인하를 경쟁적으로 추진, 1996~99년의 3년 동안 OECD 선진국의 법인세율은 평균3% 포인트 하락하였다.
한국의 법인세율은 28%로 독일(25%)을 제외하고 미국(35%), 영국(30%), 프랑스(33.3%), 일본(30%)등 대부분의 선진국에 비해서 낮다.
미국기업들의 투자를 활발히 유치하기 위해선 불투명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조세인하 등의 인센티브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불안한 노사관계를 안정시키는 노력이 절실하다.
金完淳(외국인투자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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