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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와티 앞날…정치 '지뢰밭', 경제 '가시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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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와티 앞날…정치 '지뢰밭', 경제 '가시밭'

입력
2001.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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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사태로 혼란에 빠졌던 인도네시아정국이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으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신임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등 어두운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메가와티는 특히 그동안 뚜렷한 정치철학과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으로 지적되는데, 인도네시아는 지금 정치 불안과 피폐한 경제, 지역 분쟁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상태이다.

이번 그의집권 과정에서 군부와 재벌 등 과거 수하르토 정권 협력자들의 지지가 결정적 역할을 한 점을 들어 군의 정치개입과 개혁 중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높다.

때문에 메가와티가 열렬한 환호 속에 취임했다가 비참한 말로를 맞은 압두라흐만 와히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까지도 거론된다.

▲산적한 난제들

최대 과제는 와히드 몰락의 원인이 된 정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25일로 예정된 부통령 선출과 뒤 이은 조각이 국정운영 성패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메가와티는 8개 정파가 고루 참여하는 ‘무지개내각’을 구성, 정국 안정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갈등이 불거질 경우 사분오열될 수 있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

파탄 지경인 경제를 살리는 것도 시급하다.지난해 말 구제금융 추가 지원을 중단한 국제통화기금(IMF)의 마음을 돌리려면 당장 금융 구조조정과 재정적자 축소 등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그러나 메가와티가 경제에 밝지 못해 개혁 정책을 적기에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또 유혈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아체와 이리안자야지역의 분리독립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능력 의심받는 메가와티

그는 국민적 추앙을 받는 부친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의 후광에 힘입어 정계 입문에 성공했고, 수하르토 정권 시절에는 정치 탄압의 희생양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돼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메가와티는 겉만 화려했을뿐 정치인으로서 필요한 뚜렷한 소신과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결정적 순간에 침묵으로 일관, 시력을 거의 잃은 와히드에 빗대 ‘장님 대통령에벙어리 부통령’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대중 연설에 나설 때도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민족 감정에 호소하길 즐겨 지적 능력마저 의심 받아왔다.그의 정치 행보에 군부 및 재벌과 친분이 두터운 남편 타우픽 키에마스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도 홀로 설 능력이 없었던 탓이다.

석유 재벌인 아리핀 파니고로 민주투쟁당 대표도 메가와티와 군부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정치에서 손을 뗐던 군부가 다시 정치에 개입, 메가와티가‘군부의 꼭둑각시’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이 경우 부패 척결 등 수하르토 정권의 유산을 청산하는 개혁 작업도 난항에 빠지게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메가와티가 각 분야전문가들로 내각을 구성하고 그의 최대 장점인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낼 경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 메가와티가 ‘얼굴마담’이라는 오명을 벗고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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