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가 전통 태교이론의 전도사로 나섰다.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플라즈마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수용(48)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
그는 최근 KAIST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끝난 ‘제1기 무료 태교 아카데미’의 성과를 바탕으로 임신한 부모가 신경써야 할 ‘태중교육 10계명’을 정리했다.
그는 이 10계명을 좀더 가다듬어 9월서울에서 제2기 아카데미를 열 계획이다.
그의 강의 교재는 조선후기실학자 서피(西陂)유희(柳僖) 선생의어머니 사주당(師朱堂) 이씨(李氏ㆍ1738~1821)가 쓴 ‘태교신기(胎敎新記)’.
네 명의 자녀를 잉태한 경험을 기초로 임산부가 삼가고 행해야 할 바를 적은 태교서다.
김 교수는 10장으로 이뤄진 ‘태교신기’의방대한 내용을 첨단 뇌 과학의 이론으로 풀이해 ‘태교 10계명’에담았다.
제1계명은 ‘스승가르침 10년이 어머니 10개월 교육만 못하고, 어머니 10개월 교육이 아버지가 잉태일 하루를 조심하는 것만 못하다.’
제2계명 역시 ‘부성(父性) 태교’의중요성을 역설한 ‘마음에서 허욕이 생기지 않게 하며 몸에서 사기(邪氣)가 생기지 않게 해 자식을 낳는 것은 아버지의 도(道)이다.’
김 교수는 “전통 성리학만을 배운 조선 후기 여성이 최근에야 과학적으로 검증된 부성 태교의 중요성을 간파한 것이 놀랍기만 하다”며 “태교 10계명은 이 같은 부성 태교를 중심으로 한 전통 태교이론에 첨단 뇌 과학 이론을 접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태아의 뇌에관심을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임신 10개월 동안에 이미 사람 뇌의 모든 기본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임신 4개월이 되면 정서를 담당하는 대뇌연변계가 모습을 갖추기 때문에 태아에게 스트레스를 줘서는 안되고, 임신 8개월째에는 기억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이 빠르게 발달하기 때문에 굵고 믿음직한아버지의 목소리를 자주 들려줘야 한다.
나머지 8계명은 주로 임산부가신경써야 할 항목. ‘임산부는 시끄러운 소리, 주정하는 소리를 삼가고 시를외우고 조용한 음악을 들어라’ ‘엎드리거나 구부리거나배불리 먹은 뒤 잠자지 말라’ 등.
‘태교에 신경쓰지않으면 자식이 재주가 없을 뿐만 아니라 형체도 온전치 못해 요절할 수 있다’처럼 태교를 안 했을 경우의 위험을 경고한 것도 있다.
김 교수는 “ 학교 교육을 대수술하는 것보다 태교를 통해 좋은 아이를 만드는 것이 훨씬 쉽고 중요하다”며“앞으로 명문 가계의 사례 연구를 통해 태교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됐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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