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東京) 증시의 주가 급락이 아시아경제에 더욱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23일 1만1,609.63엔까지떨어져 85년 1월 수준으로 후퇴한 닛케이(日經)평균주가는 24일 들어 1만1,883.25엔으로 273.62엔, 2.36% 반등했지만 기본적인흐름은 그대로라고 증시 관계자들이 말했다.제노바 주요8개국(G8) 정상회담에 대한 실망감이 직접적 계기지만 일본 경제의 침체 양상이 한결 뚜렷해지고있는 게 근본 요인이다. 이제 도쿄증시에서 ‘고이즈미 효과’는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주가 하락은 고이즈미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추진중인 경제구조개혁의 핵심인 금융기관 부실채권 정리에 커다란 걸림돌로 등장했다.
일본 정부의 시산에 따르면 3월말을기준으로 주가가 10% 떨어지면 14개 주요 시중은행의 평가손은 약 2조엔으로 확대되고 자기자본 비율이 0.41% 포인트나 하락한다. 그런데 닛케이평균주가는이미 3월말에 비해 약 2,000엔, 15%가 떨어졌다.
더욱이 금융기관이바닥 시세에 주식을 팔아 매각손을 입지는 않을 것이므로 2004년까지 금융기관 주식보유를 자기자본 범위내로 제한한다는 개혁프로그램이 난망해졌다.
과거 주가폭락 때는공적자금투입에 의한 주가유지(PKO), 미일 통화당국의 협조개입으로 위기를 넘겼고 3월에는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가 증시 흐름을 돌려 세웠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의 협조도 기대하기 어렵고, 일본은행도 추가 금융완화책을쓸 수 없는 형편이다.
정부의 대응책이 유일하게 기대를 모으고 있으나 고이즈미 총리는 ‘인위적 부양책을 쓰지 않는다’는 경제운용 원칙을 고수하고있다. 하지만 고이즈미 총리가 시장의 한숨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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