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당 9경기씩 1라운드를 끝낸 프로축구 2001 포스코 K리그의 가장 큰 이변은 포항의 단독 선두 부상이다. 대전의 이태호 감독만이 5강대열에 포함시켰을 뿐 지난 해 10개팀 중 9위였던 포항의 선두권 진입을 예상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그러나 포항은 최근 5연승 포함, 6승2무1패(승점 20)로 2위 수원 삼성에 3점차로 앞서며 단독선두를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항의 선두비결을 GK 김병지와 왼쪽풀백 하석주 등 노장과 마케도니아 용병 코난, 신인 미드필더 김상록 등의 영입으로 전력이 증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7경기서 4실점한 김병지의 선방과 노ㆍ소장의 절묘한 화음을 연출한 최순호 감독의 용병술을 크게 칭찬한다.
무엇보다도 2진급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향상돼 이루어진 두터운 선수층이 선두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김병지 하석주 박태하 등 주전 노장에 오명관 이승엽 김은석 정대훈 박형주 허제정 이현동 등의 1군 가세가 전력 안정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것.
또 최종범 강용 박상인 이정윤 등 1군 진입을 노리는 2군 멤버들도 상당수 있다. 포항은 2군리그서 8승1무2패로 2위와 승점 6점차로 단독선두를 질주할 정도로 전력이 강하다.
포항의 이 같은 현상은 92년 시즌우승 때와 비슷하다. 포항은 8월까지만해도 중ㆍ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나 9월 아디다스컵에서 시험 기용했던 노태경 백기홍 박창현 이영상 이원철 공문배 등 2진 선수들이 주전을 꿰차며 맹활약, 마지막에 역전우승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당시 단장이었던 황종현씨는 “지금 포항의 기세가 당시와 비슷하다. 2진급 선수들의 기량이 지금처럼만 살아나 준다면 우승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최순호 감독은 “지난 해 하반기 팀을 맡은 이후 선수들에게 주문했던 조직력이 틀이 잡힌 데다 선수들 간에 응집력이 생겼다. 올 시즌 어웨이 5경기를 모두 승리한 만큼 현재의 상승세라면 어느 팀도 이길 수 있다”며 은근히 우승을 자신했다.
프로축구는 포항을 선두로 수원(승점 17) 성남, 부산(이상 승점 15) 울산(승점14)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5일부터 2라운드에 돌입한다. 전문가들은 1라운드에서 나타난 전력으로 볼 때 결국 우승향방은 5연승을 기록중인 포항과 4연승을 달리고 있는 삼성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갈릴 것으로 예상한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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