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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히드 탄핵 초읽기…주요정파 대권승계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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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히드 탄핵 초읽기…주요정파 대권승계 지지

입력
2001.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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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두라흐만 와히드 인도네시아대통령의 축출이 예정보다 빨리 가시화하고 있다. 국민협의회(MPR)가 23~24일 특별총회에서 와히드 탄핵표결을 강행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의회내주요정파들이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의 대통령 취임에 합의함으로써 급속히 대세가 기울고 있다.MPR은 23일 와히드를총회에 소환, 종족분쟁과 국토분열 위기, 경제난 미해결, 금융 스캔들 연루 의혹, 불법적인 경찰청장 교체 등에 대한 해명연설을 들은 뒤 다음 날인24일 탄핵 결정을 위한 표결을 실시할 계획이다. 와히드가 23일 총회출석 거부의사를 표명한 상태이므로 이날 오후 곧바로 탄핵 결정을 강행할 가능성도배제할 수는 없다. 탄핵이 확정되면 메가와티 부통령이 즉각 대통령직을 자동 승계, 잔여임기를 채운다.

그동안 와히드 이후 권력분점을놓고 이해가 엇갈렸던 주요 정파 지도자들이 메가와티 지지를 천명한 것도 정권교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들이 메가와티에 대한 지지를 공개선언한것은 차기 정권에서의 권력배분협상이 끝났다는 것을 시사해주기 때문이다. 국민각성당(PKB)의 마토리 압둘 잘릴총재가 21일 MPR회의 거부를 결의한당명을 어기고 참석하는 등 집권당 내부의 분열조짐이 보이는 것도 와히드에게는 큰 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와히드 대통령은 22일 오후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면서 “오늘 밤 중대 발표가있을 것”이라고 말해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군경은 물론, 정치적기반이었던 세력들마저 이탈하고 있어 탄핵에 제동을 걸리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와히드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세력인 동부자바 지역주민들과 최대 이슬람단체나들라툴 울라마(NU)도 전처럼 강한 연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와히드가 공언해온 동부자바지역 지지자 40만명의 자카르타 진입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최근 NU는 메가와티 부통령과의 물밑접촉이 이루어졌다든가, 하심 무자디 NU의장이 조만간 와히드에게 하야를 권고할 가능성도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4,000만명의 회원을보유하고 있는 NU가 확실한 입장을 표하지 않고 22일 자카르타 근교에서 5,000여명이 집회를 개최하자 군경은 1급비상 경계 상황에 돌입, 사태를주시하고 있다. 또 이날 오전 수도 자카르타 소재 성당 두 곳에서 폭발물이 터져 적어도 58명이 부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배후에 대한 관심과함께 유혈충돌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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