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라의 달밤’에서김혜수가 맡은 민주란은 실제의 그와 가장 가까운 캐릭터다. 털털하고 화끈한 성격, 이따금 보여주는 대담함, 그리고시원한 웃음까지. 영화를 보고 있으면 캐릭터와 배우의 경계를 가르기 쉽지 않다.캐릭터와 배우의 일치감은 의상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김혜수의 패션은 크게 두가지.거리에서 흔히 보는 평범한 캐주얼과 과감한 노출도 마다하지 않는 화려한 의상이다.
민주란의 옷차림은 이중 전자다. 영화 내내 낡은 청바지에 건강미를풍기는 반팔 티셔츠 차림이다.
신발도 운동화 아니면 조리 스타일의 슬리퍼가 전부. 모두 김혜수가 방송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평소 즐겨 입는스타일이다.
때문에 제작진은 극중 의상의 대부분을 김혜수 본인의 것으로 했다. ‘신라의달밤’ 의상 담당인 이승현씨는 “김혜수가 옷도 많을뿐더러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 옷을 고르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한다.
실제 김혜수는 옷을 잘 버리지 않는 성격.몇 년 된 청바지도 그대로 두었다가 수선해 입는다. 극중 야유회 장면에서 입었던 하늘색 바지도 7년 묵은 옷이다.
캐릭터가 주는 자연스러운 느낌을살리기 위해 대부분의 옷은 다리미질 없이 구겨진 채로 그냥 입었다. 유일한 협찬은 이성재와의 산책 장면에서 입었던 스커트와 재킷, 블라우스. 유팜므제품이다.
극중 메이크 업도 김혜수가 직접 했다. 캐릭터의 성격상 전문적인 화장이 아닌 일상적인 가벼운 화장으로 충분했기 때문.
파우더, 아이라인, 립 글로스가 고작이다. 역시 실제 김혜수와 같다. 김혜수는 평소에도 노 메이크 업으로사람들 앞에 나타나길 꺼리지 않고 웬만한 방송 출연에는 직접 화장한다. 단, 광고나 패션 화보 등 특별한 경우에는 메이크 업 아티스트 이경민에게얼굴을 맡긴다.
김혜수의 개인 코디네이터 윤상미씨는 “남들의 눈을 끄는 화려한 옷과 지극히 평범한 옷을 모두 소화해 낼 줄 아는 것이 김혜수의 패션 센스”라고 말한다.
민주란의 모습에서는 가슴을 훤히 드러낸 글래머러스한 김혜수의 이미지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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