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재벌 삼성이 긴장감에 휩싸였다. 경기침체국면에서 마음편한 기업이야 없겠지만,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4.4%, 수출의 18.3%를 점유하는 삼성이 위축된다면 경제적 파급면에서 여타 기업과는 차원을 달리한다.삼성의 현 주소는 삼성전자의 상황에서 읽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4조원의 매출로 그룹전체 매출의 약27%를 차지했고, 당기순이익(6조1,000억원) 비중은 무려 73%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2ㆍ4분기 실적이 비록 세계 경쟁업체 경영성과나 애널리스트들의 당초 관측보다는 낫다고는 하나, 급격히 악화한 수익구조와 불투명한 전망은 그룹 전체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더욱이 전자와 함께 그룹의 돈줄인 삼성생명 역시 금리구조변화로 과거같은 ‘영화(榮華)’는 누리기 힘든 환경이어서, 삼성은 이래저래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채권단과의 삼성차 부채처리 공방, 경영권승계를 둘러싼 시민단체의 집요한 공세및 국세청ㆍ공정거래위원회와의 법정공방 등 영업외적 미결(未決)과제들도 삼성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요인이다.
삼성이 최근 ‘긴축경영’에 돌입한 것은 이 같은 비상한 상황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2조원이상 투자축소를 결정한 데 따라 그룹 투자규모도 하향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때문에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경비절감, 비수익사업정리, 중복부문 통합등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가동중이다.
삼성 관계자는 “수익악화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며 현 상황으로 인한 유동성문제는 전혀 없다”며“그러나 상시적ㆍ질적 구조조정 차원에서 중장기적생존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통해 ‘독주체제’를 구축한 삼성이 현재의 불황을 어떻게 돌파할 지 관심거리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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