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과 LG텔레콤(LGT)이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서비스 주파수 대역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포문을 연 쪽은 LGT. LGT는 18일 동기식 IMT-2000 그랜드 컨소시엄추진위원회 명의로 정보통신부에 건의서를 제출, “동기식 IMT-2000용 주파수 대역을 B(2)밴드(상향1,940~1,960MHz, 하향 2,130~2,150MHz)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B밴드는 SKT가 이미 정통부에 비동기식 IMT-2000용으로 할당을 요청한 주파수 대역.
LG텔레콤측은 “A(1)대역은 TDD(Time Division Duplex, 시분할이중화) 대역(1885~1920MHz)과 인접, 주파수 간섭이 심한 동기식으로서는 불리하다”며 “유럽지역 비동기식 사업자가 A대역을 확보하고 있어 해외진출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B대역을 신청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LG텔레콤측은 또 “안병엽(安炳燁) 전 장관이 동기식 IMT-2000 사업자에게 주파수 우선권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했던 만큼 B대역은 동기식IMT-2000에 할당돼야 한다”며 정통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T는 LGT의 B대역 주파수 신청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T로서는 외자 유치 협상이 진행 중인 일본의 NTT도코모가 비동기식 IMT-2000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같은 주파수대역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NTT 도코모와의 국제 로밍을 위해 B대역이 반드시 필요한 입장이다.
SKT 관계자는 “또 다른 비동기식사업자인 KT와 IMT-2000 설비 투자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AㆍB대역, BㆍC대역 식으로 주파수대역이 붙어 있어야 효율적이다”며 “주파수 간섭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데도 LGT가 왜 중간 대역에 끼어 들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정통부도 안 전 장관의 ‘약속’을 들이미는 LGT의 요구에 난감한 모습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A대역은 같은 출력이라도 지하 공간 등에 대한 침투력이 뛰어나고, 바로 옆의 TDD대역과 연계할 수도 있어 데이터 송수신이 많은 IMT-2000 서비스 사업자인 LGT로서도 매우 유리하다”며 “일단 업체간 자율 조정에 맡겨본 뒤 조정이 되지 않으면 강제 조정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통부는 또 안 전 장관이 말했던 ‘주파수 우선권’이 ‘동기식 IMT-2000 서비스 사업자가 마음대로 주파수를 고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
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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