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회복여부가 세계경제의 반등에 중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미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유력하게 제기됐다.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8일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경기가 반등한다는구체적인 징후가 거의 보이지 않으며 경제 취약성이 예상보다 심각해 추가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증언했다.
그의 발언은 “경기가 침체 국면인것은 사실이나 소비심리가 살아 있다”는 점을 들어 신중한 낙관적 기조를 견지해 왔던 지금까지의 증언과는 매우 대조되는 것이다.
특히 미국 최고금융정책론자의 입을 통해 비관론이 처음 제기됐다는 점에서 하반기 미국 경제는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린스펀 의장은 FRB가 2월 2~2.5%로 예상했던 올 경제성장률을 1.25~2%로 하향조정했다고 말해 이 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에 따라 ‘추가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해 FRB는 다음달 21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올들어 7번째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또 FRB가 10월에 또 한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3.75%인현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3.25% 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의 이날 증언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대외 수출여건 악화가 미국 경기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내용이다. 그린스펀은 강한 달러가 경제에 어느 정도 충격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으나, 수출 경쟁력 저하가 달러 강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입장을 사실상 수용했다.
그 동안 잇단 금리인하에도 불구, 경기부양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던 FRB가 그린스펀의 증언을 통해 ‘달러 강세를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 는 의중을 내비친 셈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그러나 소비심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희망적인 의견을 피력, 미국 경제가 계속된 금리인하,다음달부터 실현되는 세금환급, 에너지 가격 하락과 맞물려 내년 초께 부양의 효과를 거두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18일 “400억 달러의 세금 환급분이 조만간 시장에 투입될 것” 이라고 밝혀미국 경제는 앞으로 수개월이 향방을 가르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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