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韓-美기업 실적 비교'조사한국을 대표하는 주력기업들의 경쟁력이 미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ㆍ통신 등 정보기술(IT) 부문에서도 한국기업들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갈수록 퇴조해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8일 ‘나빠지는 기업수지와 향후 대응’ 보고서를 통해 한ㆍ미 양국의 주요 업종별 대표기업의 2000년도 실적을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기업은 미국기업에 비해 수익성과 성장성, 유동성 등 모든 지표에서 경쟁력과 기초체력이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반도체ㆍ통신ㆍ자동차ㆍ건설ㆍ제철금속ㆍ화학 등 10개 업종별로 한ㆍ미 양국의 시가총액상위 2개 기업들의 재무지표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10개 업종 모두에서 미국보다 매출이 적었으며 생산효율을 나타내는 매출 총이익률은 미국보다 평균10.3% 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대표기업들은 ITㆍ비IT 업종 할 것 없이 미국기업에 비해 수익구조가 열악한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률은 한국 9.3%, 미국 11.6%로 2.3%포인트, 경상이익률은 한국 3.1%, 미국 7.0%로 3.9% 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매출 총이익률의 경우 IT업종에서는 미국이 45.5%를 기록했으나 한국은 31.1%로 14.4% 포인트 뒤떨어졌고 비IT업종은 미국23.5%, 한국 11.4%로 12.1%나 차이가 났다.
성장성을 나타내는 당기순이익률은 반도체의 경우 미국기업이 29.8%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5.7%로 24.1% 포인트나 낮아 한국기업이 산업표준을 주도할 수 있는 기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더욱이 한국기업은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X100)이 미국의 절반수준에 불과해단기 지급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양국기업의 유동비율은 IT업종의 경우 ▦한국 63%, 미국 112%, 비IT업종 ▦한국 76%, 미국176%로 나타나 한국기업들이 금융경색 등 외부변수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회사의 미래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연구개발(R&D)비중은 한국기업이 미국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반도체의 경우 한국은 2000년 한해동안 연구개발비가 25조원으로 매출액의 6.6%였으나 미국은 47억달러로 매출의 10.4%로 집계됐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미국기업들은 전통업종에서도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단기 이익에만 치중하다 수익구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기업체력을 기르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성장전략을 짜는 일이 시급하다”고강조했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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