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신사, 일본 국가神道 상징도쿄(東京) 치요다(千代田)구구단(九段)지역 언덕위에 자리잡은 야스쿠니(靖國)신사는 일본의 국가신도(神道)를 상징하는 곳이다. 메이지(明治) 유신 직후 천황 편에서 싸우다 죽은 사람들을 제사지내기 위해 곳곳에 호국 신사인 ‘쇼콘샤’(招魂社)가 세워졌다.
그 가운데 1869년에 설립돼 1879년 야스쿠니로 이름이 바뀐 ‘도쿄 쇼콘샤’는 황실이 납폐(納幣)한 으뜸 신사로 전몰자를 한꺼번에 모아 제사지낸 ‘본점’이었다. 이후 야스쿠니 신사는 2차대전 까지 일본의 모든 전몰자를 ‘가미’(神)로 제사지냈다.
패전후 국가신도가 폐지됨에 따라 야스쿠니 신사도 국고 지원 등 특수 지위를 잃고 다른 신사와 마찬가지로 일개 종교법인이 됐다. 그러나 전몰자 추도는 여전히 독점하고 있어 우익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으며, 두둑한 원호 연금을 받는 유족들의 참배금이 끊이지 않는다.
합사자를 결정하는 권한은 패전후 신사로부터 후생성이 중심이 된 민관 합동위원회에 넘어갔다. 78년 A급 전범14명의 합사도 이 위원회의 명단 통보에 따른 것이었다.
한국인 전몰자를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 ‘천황을 위해 죽은 영령’으로 제사지내는 것은 지독한 영혼 모독이다. 심지어 일본의 유족들 가운데서도 합사에 반대하는 예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요구가 나오면 야스쿠니 신사는 종교단체의 껍질속에 숨는다.
신도의 교의상 일단 신으로 추앙한 이상 인간의 뜻으로 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일본 정부도 종교법인의 일에 관여할 수 없다는 형식론을 내세우고 있어 이번 분사·폐사 주장의 실현 전망을 흐리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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