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반도체 가격이 일주일째 추가 하락 없이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선 ‘바닥 임박설’과‘연내회복 불가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저점시기에 대한 전망 역시 ‘2~4주 후’에서 ‘내년 2~3월’까지폭넓은 스펙트럼이 형성되고 있다.16일 업계에 따르면 북미현물시장에서 128메가 SD램 가격은 지난 주 이후 개당 1.70달러, 64메가SD램은 0.65달러에서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저점시기
북미 최대 D램 거래소인 컨버지의 조 로시노 상품매니저는 2~4주안에 D램가격이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시장에선 외국계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3분기 중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란 관측이 속속 나오고 있다.소시에테 제네럴 증권(13일자 보고서)은 “개학시즌과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출시에 따라 PC부문에서 수요가 증가해 3ㆍ4분기 말 부터는 D램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증권(12일자 보고서)도 “일부 D램업체들의 감산계획은 실제 가격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3ㆍ4분기에바닥을 찍고 돌아서 4ㆍ4분기부터는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고분석했다. 모건스탠리(14일자 보고서) 역시 “윈도XP 출시로 하반기가 되면 PC메모리 용량이 확대돼 메모리 반도체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메리츠증권(15일자보고서)은 “현재의 반도체불황은 PC 핸드폰 네트워크 등 전분야에 걸친 전면 불황”이라며 “D램시장은 대다수 업체들의 결산기가 몰린 내년2~3월이 최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이어 “가격반등은 내년 2ㆍ4분기 이후에나 나타날 것이며 원인도 수요회복 보다는 D램업체들의구조조정 때문일 것”이라고 비관론을 견지했다.
◆하이닉스 감산
지난주 하이닉스측이 감산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 반도체 경기전망이 엇갈리다 보니실제 감산이 단행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메이저들의 동조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에서, 단독감산은 자칫 하이닉스의 시장입지를영구 상실케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도 “아직감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하이닉스는 월 말까지 반도체가격 추이를 지켜본 뒤 ‘조기반등’조짐이 엿보이거나,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될 경우 감산을 실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삼성증권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감산 자체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며“만약 제품 포트폴리오만 바꾸거나, 128메가 SD램 이상은 손대지 않은 채 64메가만 생산을 축소한다면 감산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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