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생고려국 일견금강산(願生高麗國 一見金綱山ㆍ고려에 살아 금강산을 보는 게 소원이다)”. 최근 금강산 관광사업에 참여한 한국관광공사 조홍규(趙洪奎) 사장은 1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송대(宋代) 시인 소동파(蘇東坡)의 시구를 인용하면서 “금강산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조사장은 20일 관광업계를 비롯한 각 분야 관계자 300여명과 함께 금강산을 방문, 북측과 세부적인 사업계획을 조율할 예정이다.
금강산에 대한 조 사장의 일차적 비전은 ‘사업적으로 전망 있는 관광지’라는 것이다.
조 사장은 “금강산은 50년만에 남북을 이은 통일의 전초기지인 동시에 관광의 보고”라면서 “금강산만큼 정치ㆍ문화ㆍ역사ㆍ자연적 가치가 뛰어난 관광상품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광전문기관인 관광공사의 사업 참여, 대북 관광대가금 지급 등을 계기로 금강산 사업이 도약의 계기를 맞았다”면서 “현실성있는 수익사업을 적극 개발,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대북 퍼주기’등 일각의 비난과 관련, 조 사장은 “당초 13시간이나걸리던 뱃길이 3시간으로 단축되는 등 관광 여건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면서 “금강산은 관광사업인 동시에 통일을 향한 민족적 사업이라는 점을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측도 금강산에 카지노 설립을 허용하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면서 “관광특구지정, 육로관광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고, 그러면 수익은 100% 보장된다”고 주장했다.
조 사장은 육로관광과 관련, “위성사진을 검토한 결과 유실부분 공사만 하면 6개월 이내에 속초에서 금강산까지 버스로 오갈 수 있는 도로 연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육로만 이어지면 관광대가금도 1인당 5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육로 관광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사업 참여 의사를 타진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사장은 특히 ‘분단’이라는 역사적, 현실적 조건을 사업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의 하나로, 육로 연결사업과는 별도로 비무장지대(DMZ)를 관통하는 상징물을 세울 것을 대북창구인 현대아산을 통해 이미 북측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4㎞에 달하는 DMZ 지뢰밭 위에 ‘평화의 다리’와 ‘통일의 다리’를 건설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는 한편, 세계적인 볼거리로 상품화하겠다는 것.
조 사장은 “분단과 냉전이라는 아픈 현실이 오히려 훌륭한 관광상품이 되고 인류 평화운동의 상징적 존재로 변신할 것”이라면서 “북측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금강산 사업 활성화에서 한걸음 나아가 백두산, 칠보산, 묘향산, 개성 등 북한 전역을 관광지로 묶는청사진까지 제시했다.
그는 “금강산에만 집착하는 게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관광권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금강산에서 ‘관광장사’를 잘 한 뒤 북한의 다른 유명 관광지로 사업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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