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11일 북한이 3일~8일 이탈리아에서 국제태권도연맹 주최로 열린 제12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고 보도했다.이상한 것은 각종 세계 대회를 휩쓸어온 남한 선수단의 소식이 쑥 빠져있다는 점. 북한이 주축이 된 국제태권도연맹 주최 행사라 남한은 아예 참여조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한은 세계태권도연맹 주최로 열리는 각종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태권도의 남북 분단’이다.
남한에서 한때 태권도 열기가 높았던 것처럼, 북한에서도 태권도에 대한 인기는 높다.
1990년대 초 국방체육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특수부대 출신 교관들이 각 기관과 직장별로 태권도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으며, 1993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건강태권도’를 보급하기도 했다.
50개 기본동작으로 구성된 ‘건강태권도’는 재미있고, 따라 하기 쉽게 율동을 따라 동작을 취하는 일종의 변형된 태권도라고 할 수 있다.
북한에 태권도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72년 최홍희(83)씨가 망명하면서부터.
최씨는 국제태권도연맹을 창설, 아프리카와동구권에도 태권도를 알리는 등 태권도 세계화에도 기여했다. 이전엔 과거 유형을 답습한 형태의 태권도가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고,군대 내에서는 싸움기술 위주의 ‘격술’이 훈련 과정의 하나로 실시되고 있었다.
남한의 태권도가 수많은 기술이 가미되는 현대화 과정을 거쳐 무도 스포츠로서 올림픽종목에도 들어가 있는 반면, 북한의 태권도는 아직도 격투기 성격이 강한 무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기본적인 품새 자체는 물론, 경기규칙도 다르고, 용어도 다르다.
품새는 틀, 맞서기는 겨루기,격파는 위력 등으로 부른다.
대한태권도협회 김무천(金武千) 기획부장은 “남한 태권도가 많이 변형된 반면, 북한 태권도는 옛것이 남아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체육계 내에서 남북한 태권도 시범단 교류가 추진되고 있는 만큼 분단 이후 달라진 남북한 태권도의 변화상을 지켜보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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