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은 토사구팽(兎死拘烹)될까.김운용 위원과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위원장은 김 위원이 제8대 위원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만 해도 매우 돈독한 관계였다.
김 위원은 1995년 발간된 자전적 에세이 ‘더 넓은 세계를 향하여’ 에서 사마란치를 ‘일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평가했지만 이제 그 수식어를 접어야 할 지 모른다.
김 위원은 자크 로게(벨기에) 지지를 선언한 사마란치에게 배신감마저 느끼고있다. 김 위원과 사마란치의 인연은 멀리 75년 로마국가올림픽위원회(NOC) 총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듬 해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경기연맹(GAISF)총회에서는 당시 IOC 부위원장이던 사마란치가 꽃까지 보내주었으며, 88년 서울올림픽 유치활동을 하면서 급격히 가까워졌다.
사마란치는 86년 타계한 박종규씨의 후임으로 한국정부가 다른 사람을 IOC위원으로추천하자 ‘김운용씨가 아니라면 한국은 IOC위원이 없는 상태에서 올림픽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강경하게 밀어붙여 김 위원을 IOC무대에 진출시켰다.
사마란치는 이후에도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태권도 시범종목 채택, 2000년 시드니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등 굵직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김 위원을 도와주었고 김 위원도 사마란치를 대부처럼 받들었다.
사마란치는 김 위원이 IOC 부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김 부위원장이 없으면 아무 일도할 수 없습니다”라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
그러나 김 위원이 4월3일 몬테카를로에서 출마선언과 더불어 사마란치가 내세운 개혁안인‘올림픽 유치도시 방문 불가’에 반대하면서 둘의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28번이나 한국을 방문했던 사마란치는 5월초 서울올림픽박람회의 초청을받고도 감기를 핑계로 방한을 취소했다.
더욱이 ‘중립을 지켜달라’는 김 위원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사마란치가 공공연하게 자크 로게 지지의사를 밝히자‘사마란치 VS 김운용’ 싸움이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김 위원이 사마란치의 ‘토사구팽’을 뿌리치고 로잔행 티켓을 거머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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