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물에 대한 저작권과 ‘e-북’(전자책)에 대한 저작권은 별개다.”미국 법원이 전자책 판매를 둘러싸고 세계 최대의 오프라인 출판사와 인터넷 기업이 벌인 소송에서 인터넷기업의 손을 들어주었다.
미국 뉴욕 연방법원의 시드니 스타인 판사는 12일 랜덤하우스가 로제타북스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소송의 가처분 사건에서“인쇄물 출판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서 전자책에 대한 저작권까지 갖는 것은 아니다”며 “원고는 피고의 전자책 판매를 막을 수 없다”고 결정했다.
랜덤하우스는 자사가 출간하기로 계약한 유명 작가의 소설 8권을 로제타북스가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자 2월 27일 소송을 냈었다.
책의 저자와 계약할때 모든 형태의 출판물 발행에 대한 권리를 양도 받았기 때문에 전자책 출판권도 당연히 출판사가 갖는다는 것이 랜덤하우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로제타북스는 저자들과 전자책 출판권에 대한 별도 계약을 했기 때문에 인쇄물에 대한 저작권을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맞서왔다.
이번 결정은 인터넷을 전통 미디어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미디어로 보는 판결 경향을 반영하고 있어 온ㆍ오프라인 출판업계의영역 다툼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자책 시장은 최근 베스트 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이 인터넷으로만 판매한 시리즈 소설 ‘더 플랜트(공장)’가이틀만에 40만부나 팔리는 등 유망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노트북이나 개인휴대 정보단말기(PDA)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인터넷을 통해 기존의 책값보다 싼값으로 파일을 내려 받는 이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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