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의 국제 인신매매 실태보고서가 한국을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분류한 것은 수치스럽다.미국의 잣대가 절대적일 수 없지만, 미국의 인권관련 보고서는 일부 편향성에도 불구하고 국제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소하게 여길 일이 아니란 얘기다.
물론 한국을 서유럽과 대만 등의1등급 12개국, 프랑스 일본 등의 2등급 47개국에 이어 러시아 콩고 등 22개 나라와 나란히 최하위 등급에 분류한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울것이다.
과연 우리가 중국 태국 방글라데시 멕시코 보다 못한 인권 후진국인지 의아하게 여길 수 있다. 정부가 인신매매방지 입법과 국제협약 가입,지속적 단속 등을 근거로 보고서 수정을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막연한 애국심을 바탕으로분개할 일이 아니다. 미성년 성매매와 노동력 착취를 인신매매로 규정한 보고서는 우리나라를 여성이 미국과 일본으로 매매되는 인신매매의 원천이자,중국 등 외국 여성이 매매되는 경유국으로 규정했다.
이런 지적에 떳떳하게 항변할 처지인가를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미성년 성매매와 ‘노예 매매춘’,윤락 업주와 공무원 유착 등이 끊임없이 논란되고 있고, 외국 여성 접대부가 갈수록 늘고 있는 현실을 바로 볼 필요가 있다.
경제와 인권수준이 우리만 못한 아시아ㆍ남미후진국 보다 도덕적으로 열등한 나라로 분류된 것은 경제발전에 따른 윤리적 타락을 외부에서 확인시킨 셈이다. 사회 건전성을 높이는 국민적 각성이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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