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대외 부채와 만성 재정적자로 어려움을 겪어온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디폴트)상태에 바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브라질, 멕시코 등 남미 일부 국가들의 경제도 동반해 흔들리고 있다.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조기 회생하지못할 경우 ‘신흥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는 브라질 터키 등 국가들이 1997~98년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10일 국채를 발행했으나 이에 대해 투자자들의 우려감이 증폭되면서경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됐다.
8억 5,000만 달러 규모의 3개월~1년 만기 단기 국채에 발행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적용한 수익률은 ‘정크본드’ 가운데도 최악 수준인 14%. 이마저 투자자들의 요구에 밀려 16%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 자본시장에서는 오래 전에 아르헨티나의 국채 거래가 끊겼기 때문에 고율의채권 발행은 재정 확보를 위한 고육책이긴 하지만 결국 정부의 금리 부담을 높여 재정 악화와 1,280억 달러에 이르는 대외 부채에 짐만 지우는악순환을 낳을 수 밖에 없다.
최악의 경제 상황이 우려되자 아르헨티나 증시 메르발 지수는 10,11일 이틀동안 7.5% 폭락했다. 게다가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 IBCA는 11일 아르헨티나 국채 신용등급을 ‘B+’에서‘B-’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 IBCA는 또 “현상태로는 경제 회복이 어렵고 정부의 채무 이행능력이 위태롭다”며 향후 전망도 ‘부정적’으로 분류했다. 프랑스 수출보험공사도 신용등급을 ‘B’에서 ‘C’로 내렸으며 무디스도 신용등급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아르헨티나 자체 위기보다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다른 나라로경제 위기가 확산하는 것이다.
브라질 상파울루 종합 주가지수도 11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헤알화 가치는 전날보다 2.5%나 하락해 달러 당2.549 헤알로 마감, 이틀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헤알화는 올 초에 비해 30% 평가 절하한 상태다. 멕시코의 페소화도 11일 전날보다1.5%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날 경제 악화를 막기 위해 공무원 임금과 연금 삭감 등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정책을 서둘러 발표했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이다. 연 5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을 줄이기 위해 수개월 전에 발표됐던 정책들이 아직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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