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질병 유전자를 초고속으로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최초로 개발돼 암, 치매 등 난치병의 원인분석 및 치료,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센터와 학내 바이오벤처 제넥셀㈜ 공동 연구진은 일종의 데이터베이스인 ‘형질 전환 초파리 라이브러리’를 구축, 이를 이용해 암, 치매, 비만, 파킨슨씨 병을 유발하는 인간유전자 찾기에 들어갔다고 12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수년이내에 인간의 주요 질병 대부분에 대한 원인유전자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만 4,000여 초파리 유전자를 각각 특정 유전자만 강화 혹은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6만 2,000 종에 이르는 형질전환 초파리를 만들었다.
암에 걸린 초파리를 형질 전환된 6만 2,000 종의 초파리와 일일이 교배시켜 전체 자손 중 10여 종은 암이 강화되고 또 다른 10여 종은 암이 약화됐다면, 그 어미 초파리를 역추적해 암을 강화시키거나 약화시키는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 연구진은 20여 명이 공동작업할 경우 1개월 만에 질병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유전자 가계도 분석 등 다른 방법을통해서는 짧게는 2~3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걸리는 것에 비해 매우 짧은 기간이다. 초파리 유전자는 인간과 77%가 같으며, 특정 부위에만 질병에 걸리게 할 수 있고, 알이 자라서 다시 알을 낳을 때까지 기간이 불과 10일이어서 인간유전자 연구에 활발히 응용되고 있다.
이 연구에 참여한 김재섭(金在燮ㆍKAIST 생물과학과) 교수는 “같은 연구를 진행중인 미국과 일본에 앞서 유용한 유전자를 선점해 특허화하고 상업화할 수 있어 게놈 정보 및 기술전쟁에서 선진국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