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하기만 한 현대 미술.작가의 의도는 고사하고 무엇을 그렸는지도 모를 때가 많다. 눈에 익은 전통 산수화나 풍경화도 마찬가지다.스케치부터 밑그림, 완성품에 이르는 과정은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다. 현대 미술에 한 발짝 다가설 수는 없을까.
9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신문로2가 성곡미술관(02-737-7650)에서 열리는 ‘미술의 시작-현대 미술 속으로 들어가자’전은미술 애호가와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전시회다.
오용길(수묵화) 주태석(서양화) 최병관 이재복(한지 오브제)오상욱(조각) 김상구(목판화)씨 등 중견작가 9명의 작품 제작 과정이 낱낱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극사실주의 풍경화로 잘 알려진서양화가 주태석(46)씨의 전시 작품을 보자. 주 전시작은 숲을 그린 회화 ‘자연ㆍ이미지’(세로 200㎝, 가로 100㎝)이지만 그 옆에는 낯선 ‘물건’ 5점이 걸려 있다. 왼쪽부터 보면 된다.
맨 왼쪽은 ‘주태석의 작품세계’라는 제목으로 작품 주제와 소재 설명을 분필로 쓴 칠판. 그 옆 3점은 단계별 제작과정을 담은 캔버스다.
‘짙은 색으로 전체적인스케치를 한다’ ‘에어 브러시로 섬세하게 숲을 그려 나간다’ ‘가는 붓으로 나무를 세부 묘사한다’. 완성작 ‘자연ㆍ이미지’ 옆에는 작품 해설이 붙은 패널이 걸려 있다.
미술관은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가의 제작과정 시연회도 준비했다. 매주 토요일오후 2시 작가가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며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요용길(14일) 석철주(21일) 김상구(8월25일) 주태석(9월1일)씨 순이다.
큐레이터 경기연(34)씨는“미술관을 나오면서 ‘모르겠다’고 말하는 관람객이 의외로 많다”며 “현대미술 작가의 제작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일반인이 작품의 본질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반 2,000원, 학생 1,000원. 매주 월요일 휴관.
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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