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 남단은 사람들의 발길로부터 보호되고 있는 마지막 육지부로 중요한 철새도래지이자 낙동강 하구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습지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현장이다.그 가치를 알기에 부산시도 을숙도를 세계적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곳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걸린 곳이자 세계적 자연유산으로서부산의 문화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그런데 이곳이 꼭필요하지도 않은 개발계획 때문에 파괴될 위험에 처해있다. 부산시는 최근 낙동강 왼쪽의 녹산공단과 강 오른쪽의 신평ㆍ장림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명지대교를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리가 건설되면 낙동강 하구의 철새도래지가 파괴될 것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부산시와 녹산공단 경영자협의회는 도심과 서부산의 교통소통을 위해 다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교통이 불편해서 공단에서 일할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것을 이유로 대기도한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도심과 서부산의 교통은 하구둑 교량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산시 주장대로 이 다리가 늘 막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남단에새 다리를 건설할 필요는 없다.
하구둑 교량이 밀리는 것은 10차선 도로가 다리에서 급격히 4차선으로 좁아지니까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게다가다리를 건너는 대중교통편이 하나도 없다. 결국 하구둑 다리를 확장하고, 대중교통편을 신설하면 환경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도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있다.
신평ㆍ장림 산업단지나 녹산공단이나 모두 하구둑 교량과 5분 거리로 연결된다. 그런데도 부산시와 경영자단체는 새로운 다리가 세워지지 않아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것처럼 얘기를 한다.
부산이 지닌 세계적 자연자산을 굳이 파괴하면서까지 대형공사를 계속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새 다리는 4km 길이나 공사를 해야 하지만 하구둑교량을 확장하면 500m면 충분하다.
수천억원의 혈세가 들어가지 않아도 되고 최단시간에 공사를 마칠 수 있다. 다리를 지날 때마다 최소 1,500원은내야 한다는 통행료를 시민이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낙동강하구 문화재보호구역 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대문이 좁다 하여 ‘대문을 넓혀라’ 하니 ‘넓히는 것은 필요 없다.
새 대문을 만들겠다’고 우기는 것은 아직도 시민을 우습게 알고 자연자원의 가치를 모르는 행정의 부끄러운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다. 부산시의 무모한 계획을 시민들은 보고만 있지 않겠다.
박중록 습지와 새들의 친구 운영위원 부산 대명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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