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매각이냐,금융지주회사 편입이냐, 독자 생존이냐….”부실도 털어내고 몸집도 줄여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자부했던 서울은행이 국제 시장의 ‘러브콜’을 받지못하자 정부가 고심에 빠졌다.
정부는 아직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으나,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최근 “가격이 회복되리라는생각에서 은행 국유화를 지속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서울은행의 조기매각을 간접 주문했다. 팔 곳은 마땅치 않은데 해외에선 채근이 갈수록 심해지고있는 것이다.
정부는 일단 9월 말까지 해외매각을 계속 추진키로 결정, 3개월의 시간을 벌었으나 이 기간동안 조건 좋은 원매자가 나타날 가능성은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상반기 서울은행 매각 추진과정에서 초기엔 HSBC를 비롯한 20개 안팎의 외국 금융기관과 펀드 등이 ‘입질’을 해왔으나 막판엔 도이치은행 자회사인 펀드 한 곳만인수 후보로 남게 됐다.
이 펀드는 은행 등 금융기관을 주축으로 구성된 펀드도 아니고, 서울은행 지분을 20~30%정도만 매입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정부는 가능한 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펀드에 은행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인데다, 지분을 20~30%만 넘기면 여전히 정부가대주주로 남게 돼 매각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도 “경영권 획득이 아닌 단순한 투자목적의 은행지분매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대안은 당초 정부 방침대로 서울은행을 우리금융지주회사 자회사로 묶는 방법이다. 그러나 지주회사가 출범 이후 내부 갈등이 끊이지않는데다 서울은행까지 편입시켜 덩치만 키우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 많다.
해외매각이 지연되는 틈을 타 서울은행측에선 독자 생존설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홀로서기로 미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며 그동안 매각을 전제로 공적자금 투입 등 일정을 진행해 온 만큼 독자생존은 바람직하지않다”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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