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SKC의 소프트웨어사업부에서 분사해 설립된 ㈜위자드소프트(www.wizardsoft.co.kr)는게임 소프트웨어의 기획부터 개발, 유통, 마케팅, 애프터서비스까지 게임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국내에서 유일한 게임 퍼블리셔(Publisher)이다.영화로 치면 시나리오 작성부터 촬영, 편집, 배급, 홍보, 상영까지 일련의 과정을 한 회사가 담당하는 것.
▽유통에서 출발, 게임개발까지
출발은 게임 유통 부분이었다.
대기업 활동을 하면서 쌓았던 노하우와 영업력을 사업 밑천으로 국내 게임 개발 업체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뒤 게임을 유통, 판매했다.
지금까지 800여개의 게임 타이틀을 라이선스 등을 통해출시했고, 현재 전국 15곳의 롯데마그넷 직영점과 게임전문 쇼핑몰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계된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유통을 통해서 안정적 수입을 확보한 뒤 게임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컴퓨터게임은 CD를 컴퓨터에 넣은 뒤 플레이하는 PC게임과 호스트컴퓨터(서버)에 접속, 게임을 펼치는 온라인게임, 그리고 핸드폰 등으로 즐길 수 있는 모바일게임 등 세가지로 나뉜다.
PC게임 분야에서는 99년 4.4%였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9.4%로 신장됐다.
특히 올해 자체 개발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쥬라기원시전2’가 5월 출시된 뒤 이미 5만장이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다.
한편 온라인 게임에서는 지난 2월 개발 완료된 ‘포가튼사가2온라인’이 현재 시범 서비스 중이고 모바일게임으로는 지난해 12월부터 SK텔레콤과 제휴, ‘강호의 별’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사업 영역을 통해서 위자드소프트는 지난해 매출액 70억원, 순이익 5억5,000만원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이미 55억원 매출에 1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위자드소프트가 이처럼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우수한 게임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 직원 76명 가운데 게임 연구개발팀이 36명이나 되고 평균 게임개발 경력도 7년에 달한다.
위자드소프트는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 PC게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 업체들과 당당하게 싸울 토종 퍼블리셔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업체들과 서바이벌 경쟁
그러나 2,0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게임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위자드소프트가 과연 승리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삼성증권 강성빈 수석연구원은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1,500억원에서 올해 1조5,000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시장의 성장 속도보다 업체수가 더 빨리 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온라인게임에서는 엔씨소프트에, 유통에서는 한빛소프트에, PC게임에서는 소프트맥스에 밀리기 때문에 뚜렷한 경쟁력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동원증권 기업분석실 구창근(具昌根)연구원은 “독자적인 유통채널을 갖고 있는 점은 다른 게임 개발 업체들과 비교할 때 강점으로 꼽히지만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경쟁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강록희 선임연구원도 “온라인게임의 경우 현재 30여개의 업체가 상용서비스를 준비중”이라며 “게임업은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위자드소프트의 코스닥 등록 공모가는 당초 예정가액 범위인 4,500~5,800원 보다 높은 6,200원에 결정됐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심경주대표
㈜위자드소프트의 심경주(沈慶周ㆍ40)대표는 컴퓨터 게임을 적발하다 컴퓨터 게임에 빠지게 된 특이한 인연을 갖고 있다.
1986년 SKC 인사부에 입사, 사회에 첫발을 디딘 그가 처음으로 부여받은 임무는 근무시간에 컴퓨터 게임을 하는 직원들을 적발해 내는 일이었다.
컴퓨터로 일은 하지 않고 게임만 하는 직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회사가 신입사원이던 그에게 특명을 부여한 것이다.
게임의 문외한이었던 그는 그러나 오히려 적발과정에서 알게 된 게임의 묘미에 푹빠져 버렸다. 심대표는 “이런 세상이 있다는 걸 미처 알지 못했다”며 당시의 감동을 떠올리곤 한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 된 회사는 90년 결국 그를 게임사업팀장으로 발령냈고 그는 이후 게임으로 먹고 사는 일을 하게 됐다.
그는 내친김에 96년 미국으로 유학까지 가 아카데미아트칼리지에서 게임개발경영 과정도 수료했다. 그러나 97년10월귀국한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다름 아닌 명예퇴직이었다.
IMF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회사가 게임사업팀을 해체한 것.
그러나 위기는 기회다. 그는 오히려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게임사업은 대기업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위안하며 함께 명예퇴직을 당한 다른 직원들을 모아 회사를 차렸다.
이렇게 출범한 회사가 바로 ㈜위자드소프트다.
어린시절 그의 꿈은 코미디언이 되는 것이었다. 심대표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 코미디언이나 게임사업이나 마찬가지”라며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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