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7월11일 영국의배우 겸 연출가 로렌스 올리비에가 82세로 작고했다. 그는 60년 가까운 배우 생활을 통해서 연극 121편과 영화 58편에 출연했다.그 가운데 많은 수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이었다. 올리비에가 처음으로 무대에 선 것은 15살 때로, 셰익스피어의 고향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열린 연극제에서였다.
올리비에는 ‘로미오와줄리엣’ ‘햄릿’ ‘맥베스’ ‘오셀로’ 등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연출하거나 그 작품들에서 주연을맡으며 자신의 이름을 그 위대한 극작가의 이름과 겹쳐 놓는 데 성공했다.
그가 셰익스피어 해석자로서 둥지를 튼 곳은 런던의 워털루브리지 스트리트에있는 올드빅 극장이었다. 정식 이름이 로열빅토리아홀인 올드빅 극장은 1818년에 설립됐는데, 20세기에 들어서는 셰익스피어극을 대중에게 보급하기 위해 일급 연출가들의 셰익스피어를 싼 입장료로 연속 공연했다.
올리비에는 이 극장의 전속 극단에 들어가 셰익스피어극의 최고 배우가 되었고, 결국 올드빅의 감독이 되었다.
올리비에의 이름과 뗄 수 없는 극장 또 한 군데는 국립극장(내셔널시어터)이다. 영국 연극을 진흥시키기 위해 런던에 국립극장을 세우자는 제안은 이미 1848년에 나왔지만, 국립극장법이의회를 통과한 것은 1949년이었고, 극장이 완성돼 올리비에가 감독한 ‘햄릿’이 처음으로 공연된 것은 1963년이었다. 올리비에는 이 극장의 초대 극장장을 지냈다.
올리비에의 활동은 영화로도뻗쳤다. 그는 ‘헨리5세’나 ‘리처드3세’ 같은 셰익스피어 작품만이 아니라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나 또 다른 여성작가 뒤모리에의 ‘레베카’ 같은 소설을 영화화했다. 스스로 감독ㆍ제작ㆍ주연을맡은 ‘햄릿’은 1948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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