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국제 스포츠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제112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모스크바 총회가 12일 밤 11시(한국시간) 개회식을 시작으로 5일간의 일정에 들어간다.이번 총회는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13일)과 세계스포츠계의 수장인 제8대 IOC위원장 선거(16일) 등 굵직한 현안들이 예정돼 있어 역대 어느 총회보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의 베이징이 한발 앞서 있는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경쟁(수요일자)과 김운용 IOC집행위원 등 차기 위원장 후보들간 경선구도(금요일자)를 2회에 걸쳐 점검한다.
/편집자주
■2008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 D-2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 유력후보지인 베이징(중국) 파리(프랑스) 토론토(캐나다) 등은 13일 개최지 선정투표를 앞두고 자국의 스포츠스타들을 총동원하거나 기발한 이벤트로 막판 표몰이에 한창이다. 하계올림픽 유치를 신청한 도시는 원래 5곳이었다. 이중 오사카(일본)와 이스탄불(터키)은 5월 IOC의 유치도시 평가위원회가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평가보고서를 통해 낮은 점수를 매겨 유치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베이징이 간발의 차이로 파리와 토론토보다 앞서 2008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유리한 국면이다. 12억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중국은 1980년대부터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스포츠 강국으로 떠오른 데다 국가적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 개최를 지지해온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최종성화 주자이자 금메달리스트 캐시 프리먼(호주)과 중국계 테니스 스타 마이클 창 등을 동원,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대만의 지지까지 끌어냈다.
특히 93년에 베이징은 2000년 개최지 투표에서 시종 우위를 보이다 막판 투표에서 2표차로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어 동정표까지 나올 가능성이 많다. 이에 더해 12억명의 거대시장을 겨냥한 다국적 기업(올림픽스폰서)들의 물밑지원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티베트인들과 인권단체들이 세계 곳곳에서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올림픽을 2차례나 치른 경험이 있는 파리는 57명의 IOC위원을 보유한 유럽대륙의 지지를 바탕으로 표 다지기에 분주하다.
근대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텡을 배출한 파리는 98년 월드컵 등 풍부한 국제대회 개최 경험에다 우수한 시설까지 갖추고 있고 세계 최고의 관광지여서 교통과 숙박문제도 완벽하다. 또 에펠탑에서 비치발리볼 경기를 치른다는 계획 등 다양한 이벤트로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파리는 2004년 하계올림픽이 그리스 아테네, 2006년 동계올림픽이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개최키로 돼 있는 등 동ㆍ하계올림픽이 유럽대륙에 집중돼 있는 것이 결정적인 장애물이다.
96년 유치전에서 미국 애틀랜타에 패한 경험이 있는 토론토는 76년 몬트리올올림픽을 비롯, 8월 에드먼턴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원활하게 준비하는 등 국제대회 개최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토론토는 환경 친화적인 도시구역과 100여 민족이 연출하는 각양각색의 다문화를 통해 ‘세계올림픽’을 주창하고 있지만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지는 미지수.
또 최근 멜 라스트만 시장이 케냐방문을 앞두고 “뱀과 식인종 때문에 가기가 두렵다”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도 감점요인이다. 특히 2012년 올림픽 개최를 추진중인 미국이 토론토보다 베이징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토론토로서는 불리한 입장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 베이징 선정땐 金위원 부담
2008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투표 결과는 누구에게 득이 될까. 제8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은13일 밤 11시(한국시간) 결정될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이징(중국) 파리(프랑스) 토론토(캐나다)로 압축된유치경쟁은 16일 실시되는 차기 IOC위원장 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즉 위원장선거의 유력후보인 김운용IOC집행위원(한국), 자크 로게IOC위원(벨기에), 딕 파운드 IOC위원(캐나다)은 공교롭게도 출신대륙에 따라 저마다 베이징, 파리, 토론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때문이다.
최근 파운드 위원이 토론토가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 ‘캐나다가 너무 많은 것을 차지한다’는 비난이 일어 자신의 위원장 선거에 불리하게작용할 것이라는 발언을 하는 바람에 캐나다가 발칵 뒤집히기까지 했다.
이 같은 예에서 알 수 있듯이 122명의 IOC위원들이 ‘한 대륙에 두 가지선물’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요 외신들은 차기 IOC위원장 후보로 김운용과 로게의 2파전을 예상하고 있어 13일 개최지선정결과는 두 후보에게 명암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역학구도에서 가장 불리한 것이 김 위원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만일 베이징이 개최지로 선정될 경우 57명에 달하는 유럽IOC위원이 위원장 자리마저도 선선히 아시아에 넘겨주겠느냐는 것이다.
베이징으로 결정될 경우 앵글로색슨계를 주축으로 한 유럽세의 단결을 부추길가능성이 높다. 결국 베이징의 2008년 하계올림픽 유치는 IOC위원장 선거에서 김 회장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같다.
■中 대도약 발판 야심
중국 베이징(北京)시의 2008년 하계올림픽 유치열기는 용광로처럼 뜨겁다. 중국은 개혁ㆍ개방정책의 23년 성과를 바탕으로 올림픽을 통해 국가적인 대도약을 하려는 야심을드러내고 있다.
중국인들은 ‘그린올림픽,과기(科技)올림픽, 문화올림픽’을 모토로 2008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기정사실화 해놓고 있다. 베이징의 최대번화가 왕푸징(王府井)은 물론 시가지전체가 올림픽 관련 조형물, 플래카드, IOC 엠블렘 등으로 뒤덮여 있다.
중국은 13일 모스크바에서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 112차 총회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리난칭(李蘭靑) 정치국 상무위원 겸 수석부총리가 10일 모스크바에도착했으며 이보다 앞서 유치위원장 류치(劉淇) 베이징시장과 위안웨이민(哀偉民) 중국 올림픽위원회주석 등 유치단 125명이 현지에서 홍보전을 지휘하고있다.
중국이 이처럼 올림픽을개최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이다. 중국은 우선 대외적으로 21세기를 맞아 자국이 슈퍼파워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점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속셈을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아시아의 맹주로서 이에 걸 맞는 국제적 위상을 차지하려고 하고 있으며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이를 확인하려는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은 또 대내적으로는 올림픽을 이용해 국론분열을 막고 현 정치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도의 경제성장을 지속한다는복안을 갖고 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함으로써 일어날 구조적 변화와 세계화, 정보화혁명 등이 몰고 올 정치, 사회, 경제적 변혁이체제의 정통성과 존립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서 올림픽 개최는 내년부터 시작될 정치지도부의 세대교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있다.
중국은 대만통일을 비롯한 중화권 단결에도 올림픽 개최가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은 파룬궁(法輪功)확산, 지역ㆍ계층간 소득격차의 불만, 국유기업ㆍ금융산업 등의 비효율성 등을 일거에 종합적으로 타개할 수 있으며, 1,000억 달러의 경제 시너지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d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